“안전하고 생명 중시되는 나라 만들어야”

4월 16일 세월호참사 4주년을 맞아 전국 곳곳에 모인 가톨릭 신자들도 미사를 봉헌하며, '생명이 중시되는 나라'를 요구했다.

이날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은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로 가득 찼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와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이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신자들은 “세월호참사로 희생된 모든 영혼이 영원한 안식을 얻게 하시고, 유가족을 위로하시며, 진실이 밝혀지고,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하고 생명이 중시되는 나라를 이루게 하소서” 하는 기도를 함께하며 미사에 참례했다.

정제천 신부(예수회 한국관구장)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대통령을 파면하게 된 진정한 원인은 세월호 사건”이라고 강조하고, “세월호는 나침반이 되어서,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우리나라가 어디로 가야 할지 알려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온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세월호를 기억하자,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나라다운 나라를 꿈꾸었다”며 “세월호와 촛불시위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이어 정 신부는 “세월호는 좌절을 뛰어넘어서 희망과 자신감을 우리 마음에 심어 주었다”면서 “세월호를 기억하며, 예수님이 꿈꾼 하느님나라, 사람을 죽이지 않고 살리는 세상, 안식일보다 생명이 더 소중한 나라가 이 땅에 임하도록 기도하고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은석 가톨릭행동 사무국장은 이 미사에 평신도와 수도자 1500여 명, 사제 85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4월 16일 세월호참사 4주년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추모 미사가 봉헌됐다. 1500여 명의 신자들이 발 디딜 틈 없이 광장을 채웠다. ⓒ강한 기자

대구대교구 남산 성당에서도 300여 명이 세월호참사 추모 미사에 참석했다. 1기 세월호 특조위에 참여했던 박종운 변호사가 '4.16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강연했다.

대전교구 정의평화위는 전민동 성당에서 세월호참사 추모 미사를 봉헌하고, 이어 조유진 처음헌법연구소장을 초청해 '헌법사용 설명서'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140명이 참여한 이날 미사 강론에서 교구 정평위원장 김용태 신부는 세월호뿐 아니라 해고 노동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 “우리 사회의 수많은 아픔들”을 지적하며, “이익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손해를 감수하지 않으면 누군가의 아픔에 동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춘천교구 정평위도 춘천 거두리 성당 앞 사회사목센터에서 19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미사를 봉헌했다. 정평위원장 권오준 신부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뜻으로, 미사 참석자들에게 희생자 이름이 적힌 노란 우산을 나눠 줬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인천교구 답동 주교좌 성당에서 4월 16일 저녁 세월호참사 추모미사가 봉헌됐다. (사진 제공 =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인천교구 사회사목국은 답동 주교좌 성당에 350여 명이 모여 사회사목국장 정성일 신부 주례로 세월호참사 추모미사를 바쳤다. 인천교구 정평위 담당자에 따르면 미사 봉헌금을 세월호 가족대책위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저녁 부산교구 수정 성당에서는 ‘세월호 진상규명과 기억의 미사’가 마지막으로 봉헌됐다. 부산교구 정평위는 2014년 11월 17일부터 매주 월요일 이 미사를 열어 왔다. 강론 중 홍준기 신부는 앞으로 부산 가톨릭센터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세상을 여는 미사'에 세월호 추모의 뜻을 담을 것이라며, “계속해서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민 교육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제 시작”이라면서 “재단에 동참하든, 꾸준히 미사를 봉헌하든, 곳곳을 순례하든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마산교구는 120여 명의 신자가 참석한 가운데 교구청 강당에서 총대리 박창균 신부 주례로 미사를 봉헌했다. 교구 정평위원장 이동진 신부는 강론에서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지금 이 일들로 인해 아파하고 있는 이들과 함께해 줄 수 있어야만 한다”면서 “생존자들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들어 주고, 함께하며, 같이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청주교구는 흥덕 성당, 전주교구는 전동 성당, 광주대교구는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에서 수백 명이 모인 가운데 추모미사를 봉헌했다.

이백만 주교황청 한국대사는 4월 16일 오후 로마 그레고리오대학 성당에서도 유학 중인 사제, 수녀 등 8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세월호참사 추모미사가 봉헌됐다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4월 16일 저녁 대전교구 전민동 성당에서 봉헌된 세월호참사 추모 미사에서 교구 정의평화위원장 김용태 신부가 강론하고 있다. (사진 출처 =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블로그)
4월 16일 오후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에서 추모 미사를 봉헌했다. (사진 제공 =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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