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LC, 평신도희년과 개칭 50주년, 최현순 연구원 등 기념강좌

가톨릭 평신도 공동체인 '한국 CLC'(Christian Life Community)가 평신도 희년과 개칭 50주년을 기념하는 '평신도' 강좌를 열고 있다.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4주 동안 열리는 강좌는 6월 7일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의 평신도'를 주제로 한 최현순 서강대 신학연구소 연구원의 강의로 시작됐다. 첫 강의에 여성들을 중심으로 100여 명이 참석했다.

CLC는 예수회 창립자 성 이냐시오의 영성을 따르는 평신도 생활 공동체로 1563년에 설립됐다. 1967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담은 통칙을 제정하고, 옛 이름인 '성모회'(Marian Congregation)를 CLC로 개칭했다.

한국CLC는 1986년, 평신도의 영적 쇄신과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교회 정신으로 살아갈 것을 지향하며 공동체 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1998년 세계 CLC의 정식 회원국이 됐으며, 2000년에는 평신도 사도직 단체로서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인준을 받아 활동 중이다. 한국CLC는 CLC 개칭 50주년을 맞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이를 기념하며 평신도 소명과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한국 CLC는 현재 회원 126명이 활동하고 있다고 6월 11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밝혔다.

최현순 서강대 신학연구소 연구원. ⓒ정호준 기자

최현순 연구원, “평신도의 거룩함은 일의 종류가 아닌 사랑이 결정”

지난 7일 첫 강좌에서 평신도 신학자 최현순 연구원은 “거룩함은 그 사람이 하는 일의 종류와 큰 관계가 없다”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평신도, 성화에 관한 관점을 설명했다.

“제가 로마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던 때, 94살 된 할머니 수녀님이 있었어요. 이분이 수도원에서 하시는 일은 딱 2가지였습니다. 화장실의 수건을 바꾸는 일, 식탁을 덮었던 보자기를 걷는 일. 그럼 이분이 수도원장님보다 덜 거룩한가? 우리가 그 수녀님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모릅니다. 그분은 학생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셨고, 이분이 살아 계시는 동안 기숙사 분위기가 무척 좋았어요.”

최 연구원은 “무슨 일을 하느냐가 나의 거룩함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며 “내가 얼마나 사랑 안에서 (그 일을) 하느냐, 얼마나 성령 안에서 하느냐가 거룩한 정도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이 지닌 희망에 관하여 누가 물어도 대답할 수 있도록 언제나 준비해 두십시오”(1베드 3,15) 하는 성경 말씀을 인용하며, “나는 왜 돈, 권력이 전부라고 하지 않고, 이 귀한 시간과 돈을 쓰며 하느님에 대해 배우고 봉사하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부터 자신이 믿는 신앙의 내용을 깊이 공부할 필요성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7월 7일까지 '평신도' 주제로 강좌, 토크콘서트

CLC 개칭 50주년 기념강좌는 6월 28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다.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이문동 본당 주임)가 '세상 한가운데서 예수님 만나기', 정제천 신부(예수회 한국관구장)가 '이냐시오 성인이 평신도에게', 한국CLC 소속 현재우 박사(종교학)가 '하느님께서는 왜 공동체로 부르시나'를 주제로 강연한다.

끝으로 7월 7일에는 '평신도는 없고, 그리스도인은 있다'를 주제로 토크콘서트가 열린다. 강영옥 서강대 전인교육원 교수, 주원준 한님성서연구소 연구원, 최용진 신부(서울대교구), 현재우 박사, 마리아 에스테르 팔마 곤살레스 선교사(하느님자비 복음의 종선교회)가 나누는 이야기와 싱어송라이터 최수인 씨 등의 공연이 있다.

한국CLC 개칭 50주년 강좌가 6월 7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최현순 서강대 신학연구소 연구원의 강의로 시작됐다. ⓒ정호준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