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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대구대교구 비리 의혹 방송 금지대구MBC에 사실관계 추가 확인 요구

대구MBC가 준비하고 있던 대구대교구 비리 의혹 관련 방송, 보도에 대한 대구대교구의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한시적으로 받아들였다.

2월 8일 대구지방법원 제20민사부는 대구대교구 ㅅ 신부가 작성한 뒤 유출된 ‘학교법인 선목학원 조환길 이사장 대주교의 대학관련 비리’ 문서나 작성자의 진술을 비리 의혹의 주된 근거로 한 내용을 대구MBC가 4월 30일까지 방송, 보도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한 대구구천주교회 유지재단과 학교법인 선목학원은 이 문서 관련 사항을 방송프로그램으로 “제작, 편집, 방송, 보도, 광고하거나 인터넷 등에 게시”하지 못하도록 가처분 신청을 했다.

그러나 법원은 ‘제작, 편집’ 금지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외 표현 없는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 편집만으로 명예훼손이 일어난다고 보기 어렵고, 제작, 편집 금지는 언론기관의 방송, 보도의 자유에 관한 본질적 침해라는 이유다.

“비리 의혹 문서 작성자가 번복, 철회”

결정문에 따르면,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한 대구대교구 측은 이 사건 문서의 내용은 허위일 뿐만 아니라 문서 작성자 스스로 사실과 다르게 쓴 문서라고 밝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두 기관은 대구MBC가 이러한 “허위” 문서에 적힌 비리 내용을 사실이라는 취지로 취재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방송할 것이 예상된다며, 그럴 경우 두 기관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방송 이후 손해를 회복할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비리 의혹 문서를 쓴 ㅅ 신부 스스로 이 문서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기초로 한 것이므로 “번복, 철회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확인했다. 또 이 문서에서 추측성 표현들이 여러 번 쓰이고 있어 작성자가 비리 내용을 확신할 만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결정문에서 재판부는 “ㅅ 신부는 대구가톨릭대 총장(2009-13)으로 재직했고, 이 문서 작성 당시에는 자신의 총장 연임 여부와 관련하여 이사장인 조환길 대주교와 갈등이 있었던 시기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재판부는 대구MBC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문서 내용이 사실이라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소명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으며, 법원 심문 기일에도 대구MBC가 두 천주교 기관이 관련 자료를 충분히 주지 않고 있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취재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이 문서나 작성자의 진술 말고는 관련 내용의 사실관계 확인이 상당한 정도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법원은 문서의 내용이 상당 부분 공적 관심사에 해당되지만, 대구MBC의 지위나 인지도에 비춰 볼 때, 강한 의혹제기만으로도 두 천주교 기관의 명예와 신뢰가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법원은 가처분 이후에 진행될 가처분 이의 등 절차에서 추가 소명자료 심리를 통해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한 뒤에 보도가 이뤄지면 천주교 기관들의 명예훼손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주요 취재원의 의사 번복 상황에서 언론의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더 신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와 대교구 심벌 마크. (사진 제공 = 대구대교구)

대구MBC 기자, “이의 신청 고려”
“천주교가 자료 제공해 의혹 풀어야”

이 문서 관련 취재를 맡았던 대구MBC 심병철 기자는 ‘방송사 내에서 확정되지 않았지만 가처분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을 고려하고 있다’고 2월 9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자신과 변호사 모두 이의 신청이 필요하다는 강한 의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 기자는 “포괄적으로 보도를 금지하는 것은 언론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대구대교구가 가처분 신청에 “제작, 편집”까지 포함한 것을 비판했다.

이어 천주교 기관들이 비리 의혹 관련 계좌의 입출금 내용 등을 보여 줘서 의혹을 풀면 된다며, “재판부도 보여 주면 되지 않느냐고 했는데 천주교 측은 여러 이유를 들며 어렵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비자금 계좌번호까지 찾았는데, 이의 신청을 해 자료를 찾아낼 예정”이라며 “의혹이 풀리면 보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대구대교구 측, “근거 미약하고 대부분 소명된 의혹”
“사실 확인 전 언론 보도와 교회 이미지 실추 안타까워”

한편, 대구대교구 문화홍보국장은 ‘한 사제의 불만 때문에 불거졌지만, 근거가 미약하고 대부분 소명된 비리 의혹’을 대구MBC가 문제 삼으려는 것이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법원이 교구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인정해 주셔서 방송을 금지시킨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희망원, 대구가톨릭대병원 간호사 문제 등 “사실 확인 전에 언론에서는 터지고 이미지는 실추되기 때문에 교구 입장에서는 안타깝다”면서, “(언론을 통해) 일반인이나 신자들이 볼 때는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치는데, 그 뒤의 후속보도나 법원에서 어떤 판결이 나왔는지 잘 드러나지 않고 관심을 갖지 않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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