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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녀 양육미혼모 학습권은 우리 미래의 문제'자오나학교' 3주년 맞아 '교육 모델' 제시

가정이 없는 학교 밖 청소녀, 미혼모 청소녀들을 위한 기숙형 대안학교 ‘자오나 학교’가 설립 3년을 맞아 ‘자오나 교육모델’을 제시하는 책자를 발간했다.

이에 맞춰 15일 국회에서는 자오나학교와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 주최로 ‘청소녀 양육미혼모의 학습권 증진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노경란 교수(성신여대 교육학과)가 이끄는 연구팀이 ‘자오나학교 특성 기반 교육모델 개발연구를 발표하고, 사회복지 전문가와 교육부 및 여성가족부 관계자, 미혼모가족협회,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 등이 의견을 내놨다.

자오나 교육 모델, “교육과 양육, 자립의 통합지원 생활 공동체 지향”

자오나학교는 2014년 10월 원죄없으신마리아 교육선교수녀회가 설립한 비인가 대안학교로 가정이 없는 청소녀들, 미혼모 청소녀와 아기가 함께 살며 공부할 수 있도록 모든 비용을 지원하는 기숙형 학교다.

설립 당시 학교 밖 청소녀 3명이 입학한 자오나학교에는 2017년 현재 양육자 4명과 아기 4명, 학교 밖 청소녀 7명이 살고 있으며, 이들의 교육과 생활 전반을 위한 교사, 조리사, 복지 담당자 등이 근무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첫 졸업생 2명의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자오나 공동주택을 마련했고, 5월에는 같은 목적으로 학교 인근에 작업장형 자립카페 ‘엘브로떼’를 열었다.

자오나학교는 “생활과 교육을 통한 회복, 학교 밖 청소녀 자립교육의 기준 마련”이라는 비전과 “학교 밖 청소녀가 세상 안에서 살도록 한다”는 미션을 가지고 “세상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립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교육 목적을 두고 있다.

자오나학교가 이번에 낸 ‘자오나 교육 모델’에는 지난 3년간 학교를 운영하며 갖춰 온 각 교과 과정과 내용, 학교 운영 규정과 학칙, 생활 규칙 등을 비롯해 자오나 카페 실습훈련 매뉴얼, 학생들의 진학 계획서 등이 빠짐없이 담겨 있다.

11월 15일 '자오나학교' 교육 모델을 중심으로 청소녀 양육미혼모의 학습권 증진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정현진 기자

학교 밖 청소년 매년 6-7만 명 발생, 학교 밖에 40만 명
사각지대 청소녀 양육 미혼모들의 학습권, 빈곤의 대물림도 문제

노경란 교수팀은 연구를 위해 먼저 자오나학교 구성원들과 심층 면접, 교육과 학교 밖 청소년 관련 전문가, 정부 및 민간 지원 단체 관계자 등과 토론을 거쳤으며, 기숙형 대안학교인 자오나학교의 특성을 반영하는 교육과정 설계와 자오나 교육모델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연구 목적을 밝혔다.

연구결과를 발표한 노경란 교수는 먼저 임신과 출산으로 학교 밖으로 내몰리고, 책임을 선택했음에도 교육 받을 권리를 박탈당한 한국 미혼모 청소녀들의 현실에 비해 외국의 청소녀 양육미혼모 지원 사례를 분석했다.

노 교수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 주는 학교 기반 검정고시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원하고 있으며, 호주는 청소년 부모의 복지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학교교육을 받도록 하는 동시에 학교로 돌아가지 않으면 아동보육 수당을 중단시킨다. 일본은 10대 임신의 예방에서 ‘육아 지원’으로 중심을 이동시켰다. 타이완은 10대 미혼모의 학습권 보장을 명문화하는 등 임신과 출산, 양육으로 공교육에서 벗어나기 쉬운 10대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지원 방식도 학업, 직업, 건강, 부모교육, 검정고시 지원과 정규 교육 과정 동일 이수 등이며, 지원 제공 기관은 지역사회와 전문기관, 대안학교와 정규 학교 등 다양하다. 외국의 사례에서 제공되는 대안학교는 한국과 달리 정규 교육과정이나 환경과 같거나 그에 준하는 수준이다.

노 교수는 양육 미혼모의 ‘학습권’이 중요한 이유는 “복지의 덫에 갇혀서 빈곤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라며, “무엇보다 양육 미혼모가 겪는 사회적 편견과 빈곤 등의 어려움은 그 자녀들에게까지 대물림된다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 교수는 자오나학교에 도전과 과제가 여전히 있다면서, ‘비인가 대안학교’라는 조건은 교육 철학을 철저히 실현할 조건인 동시에 정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없고, 공적 지원을 포기해야 할 조건이라고 했다. 또 개별화와 맞춤 교육 제공은 고비용 구조를 벗어나기 어렵고 무엇보다 사회적 인식상 ‘자오나학교’의 졸업이 개인적 자부심이 아니라 또 하나의 낙인이 될 수 있는 위협 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자오나학교에서 학생들이 사진 수업을 받고 있다. ⓒ정현진 기자

국가가 오히려 청소녀 양육미혼모에 대한 편견 조장
청소년 한부모 학습권 보장을 위한 법안 발의

이어진 토론에서는 양육미혼모 당사자와 정부와 민간 관계자들의 의견이 덧붙여졌다.

먼저 한국미혼모가족협회 김도경 대표는 또 다른 비양육자인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얼마 전 교육부 성교육 수정자료와 교사지도서 내용 가운데 “피임이 필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미혼모, 미혼부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교과서에서부터 미혼모를 생명을 선택하고 기르는 엄마가 아니라 생각 없는 행동의 결과로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며 행복을 포기한 사람이라는 편견을 심어 준다면 청소년 미혼모가 학교에서 학업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2009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임신한 학생에게 휴학, 전학, 자퇴 권유를 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규정하고 청소녀 미혼모 학습권 보장 정책을 교과부에 권고했지만 여전히 청소녀 미혼모의 학습권 문제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청소녀 미혼모의 대부분은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한 아이의 양육자가 된다는 것은 경제력과 자립이 필요하고 이는 학교 교육이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입법조사처 허민숙 조사관(보건복지여성팀)은 유럽 27개국 조사 사례를 통해 “대부분의 사회에서 더 나은 고용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평균 이상의 학업성취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 양육미혼모의 80퍼센트 정도가 학업을 계속하기를 원하지만 그들의 최종학력은 중등학력에 머물고 있고 한국에서 미혼모를 위한 대안교육 위탁 기관(전국 시도교육청 제공 전국 12곳 대안교육기관 현황 자료)의 수용 인원이 전체 정원의 50퍼센트를 채우지 못하고 대부분 10퍼센트대에 머문다고 지적했다.

허 조사관은 학생이 임신했을 때 정규교육과정에서 배제되고 대안학교 이전으로 연결되는 암묵적 관행을 지속할 것인가라고 물으면서, “학교 현장에서 임신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관련 사항을 규정,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안학교로 전학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대안학교에 대한 안내의 책임을 필수적으로 정해야 하며, 대안학교의 교육 내용이 정규 과정과 같은 상당한 수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학생복지정책과 김사옥 행정사무관은 청소녀 양육미혼모를 위한 정부 정책과 제도에 대해 설명했다.

김 사무관에 따르면 현재 청소년 한부모 학습권 보장을 위한 관련 법안(교육기본법과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지난해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이 발의했다. 그 내용은 국가와 지자체가 임신 또는 영유아를 양육 중인 학생이 학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을 수립, 시행하며, 학교장이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학생을 징계하거나 자퇴, 전학, 휴학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초,중등교육법 등에 따라 각 지역 교육감이 지정한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이 전국 282곳 운영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청소녀 미혼모를 위한 시설은 12곳이다. 서울의 경우 ‘나래대안학교’가 2010년부터 위탁교육기관으로 지정돼, 청소년 한부모를 임신부터 자립까지 지원하고 있다.

자오나학교 홈페이지 화면. (이미지 출처 = 자오나학교 홈페이지)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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