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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엄마도 모성이 있어요"청소녀 미혼모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일까

청소년 한부모 가구수는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2010년 13181가구, 2014년 15604가구로 점점 늘고 있으며, 10대 출산율도 함께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기를 양육하는 청소년 미혼모 또는 미혼부는 무엇이 가장 절실하며 또 어떤 정책적 지원을 받고 있을까.

양육 청소녀 미혼모를 포함한 학교 밖 청소녀들을 위한 ‘자오나 학교’가 “청소녀 미혼모, 그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이라는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열고, 당사자들의 목소리와 함께 현실을 짚고 대안을 모색했다.

이날 토크 콘서트는 자오나 학교 강명옥 수녀와 한국 미혼모지원네트워크 박영미 대표, 한국여성재단 이숙진 상임이사, 그리고 청소녀미혼모 당사자가 참석했으며, 40여 명의 청중이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배가 부른 채로 어떻게 학교에 다니냐”며 학교 밖으로 몰리는 청소녀 미혼모들

먼저 이숙진 이사와 박영미 대표는 청소녀미혼모들의 사회적 위치와 지원 정책, 제도의 미비함을 짚었다.

이숙진 이사는 청소녀미혼모들에 대한 인권 침해와 차별은 “특정 연령의 결혼한 여성이 자녀를 출산한다”는 사회문화적 통념에서 비롯된다면서, 성별과 나이, 결혼과 출산이라는 차원에서 총체적 편견과 차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청소녀 미혼모 또는 미혼부는 정확한 현황과 실태파악 조차 되지 않고 있으며, 국내 미혼모는 약 19만 명으로 추산될 뿐이라면서, “무관심과 편견의 결과”라고 지적하고, “청소녀 미혼모의 선택이 다른 삶의 형태라고 받아들여질 때, 제도와 정책이 현실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혼부모를 위한 한부모가족지원법이 있지만, 현실과 맞지 않다는 비판이 많다. 먼저 만 24세 이하 한부모가구의 경우 아동에 대한 양육비를 일인당 월 15만 원, 기초수급 청소년한부모는 자립촉진수당 월 10만원 그리고 검정고시 학습비, 고교생 교육비 등을 지원받지만, 이는 최소한의 양육비에도 미치지 못한다. 청소녀미혼모들이 대부분 안정된 주거 공간과 직업을 보장받지 못하고 스스로도 돌봄을 받아야 할 나이임을 감안하면,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이숙진 이사는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무엇보다 아기는 물론 청소녀 미혼모들의 건강 실태가 심각하다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자오나 학교 강명옥 수녀는, “학교에 온 청소녀들의 경우, 안정된 뒤 가장 먼저 찾는 곳이 치과”라면서, “전반적으로 영양상태가 좋지 않고 체력이 떨어진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 토크 콘서트 참가자들은 현재 양육을 하고 있는 청소녀 미혼모/미혼부에 대한 정책과 지원은 현실적이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현진 기자

청소년 미혼부모에 대한 정책....“장기적 비전 없이 눈치 보는 정책”

박영미 대표는 청소녀 미혼모들의 공통된 요구는 생활비, 주거 공간 등 경제적인 적이 우선이며, 가장 현실적인 문제라면서도, 무엇보다 청소녀 미혼모들에게 보장해야 하는 것은 “교육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청소녀 미혼모들은 학교에 다니며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하지만, 정작 학교를 다니지 못하게 된다면서, “임신과 출산으로 휴학한 청소녀 미혼모의 경우, 원래 학교에 복귀하는 것을 우선으로 대안학교나 검정고시, 방송통신고 등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 교육기본법에 따른 학습권 보장의 취지에 맞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는 장기적으로 제대로 된 직업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되며, 안정적인 자녀 양육을 위한 조건이다. 그러나 학습권 보장은 단순히 학교로 돌아가거나 계속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주거와 생활, 양육 지원을 위한 제도가 뒷받침 되어야 온전히 이뤄질 수 있다.

박영미 대표는 적어도 18세 이상은 자기 몸과 삶의 변화에 대해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권리가 있지만, 그 권리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지식과 정보는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으며, “청소녀 미혼모의 경우, 제대로 된 교육과 정보 공유의 기회 마저 박탈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소녀 미혼모들의 안정된 삶은 그 자녀들에 대한 악순환의 대물림 막는 길”

강명옥 수녀는 학교 밖 청소녀와 청소녀 양육 미혼모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안정된 잠자리와 식사 그리고 삶의 자립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녀가 있는 청소녀들의 경우, 자신이 양육 대상임에도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양육과 경제 활동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가능한 탄탄하고 안정된 직업과 자립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현재 자오나 학교에서 학습과 직업 교육으로 자립을 준비하는 기간은 2년. 앞으로 6개월 뒤 첫 독립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것도 안정된 직장 문제다. 강명옥 수녀는, 자오나 학교가 생긴 지 2년이 아직 안됐기 때문에, 2년이 충분한 시간인지 미지수라면서, 졸업한 학생들의 중간 적응기간을 돕기 위해 공동 주택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소녀 양육 미혼모들이 안정된 직업을 갖지 못할 경우, 그 자녀들이 방치될 것이라면서, “최소한 양육과 생계의 짐을 동시에 지고 있는 미혼모들에게는 정해진 퇴근시간이 보장되고, 가정에서 아이와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날 콘서트에는 사회복지 전공 학생을 비롯해 미혼모 문제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정현진 기자

“저도 노는 거 참 좋아해요. 대학 다니면서 알바도 해보고 싶고, 달달한 연애도 해보고 싶죠. 아기 때문에 포기하게 되는 게 많지만, 그것보다 아기 덕분에 얻게 되는게 더 많은 것 같아요. 아기 덕분에 생활 패턴도 건전하게 유지되고,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아기의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고, 살 이유가 되어 줬어요. 대학은 나중에 아기랑 같이 가도 되고요.”

이날 당사자로 참석한 자오나 학교 학생 이선민 씨는 “어린 엄마에게도 모성이 있다”며 아이를 키우고 공부하며, 자립을 준비하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사회복지사를 꿈꿨지만,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전산회계 일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아이돌보미 서비스가 있지만, 절차도 까다롭고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학업과 육아, 취업 준비를 함께 하는 것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무엇보다 체력적으로 힘들어 욕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느 한쪽도 포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아이를 낳고 기르겠다는 결정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으나, 자립한 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직장을 구하는 것이 어렵고, 선택의 폭이 너무 좁고, 취업 활동 중에 아기를 맡길 곳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크쇼에 참석한 이들은 청소녀미혼모에 대한 정책 이전에, 이들을 편견과 차별없이 바라볼 수 있는 ‘문화적 합리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또 국가가 나서 이들을 위한 주택 마련과 자립 지원을 위한 대출 지원 제도를 마련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또 한 참가자는 미혼모와 함께 청소년미혼부의 실태도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미혼모의 경우, 친부가 양육을 함께 책임지도록 하는 제도가 작동하고 있는지도 짚었다.

이에 대해 박영미 대표는 기본적으로 한부모가정에서 양육을 맡지 않는 부모는 양육비를 줘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양육비이행을 위한 지원법과 관련 기관이 있지만, 친부의 신상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상 추적할 권리가 없으며, 채무자 동의 없이 재산조사를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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