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복음의 기쁨>에 대하여 - 49

<복음의 기쁨> 제4장 :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


Ⅱ. 가난한 이들의 사회 통합

3. 하느님 백성 안에서 가난한 이들의 특별한 자리(197~201항)

 
교회에게 무엇보다도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선택은 문화, 정치, 또는 철학의 범주 이전에 신학의 범주이다(198항). 하느님께서 가난한 이들을 먼저 선택하셨고 그들에게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은 하느님의 길을 따라가려는 교회에게 빛을 제시한다. 그리스도께서 지니셨던 마음(필리 2,5)을 교회 또한 간직하라고 부름을 받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한다.

“가난한 이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줍니다. 그들은 신앙 감각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고통 속에서 고통 받으시는 그리스도를 알아 뵙는 것입니다. 우리는 가난한 이들을 통하여 우리 자신이 복음화되도록 하여야 합니다. 새로운 복음화는 가난한 이들의 삶에 미치는 구원의 힘을 깨닫고 그들을 교회 여정의 중심으로 삼으라는 초대입니다. 우리는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알아 뵙고, 그들의 요구에 우리의 목소리를 실어 주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의 친구가 되고, 그들에게 귀 기울이며, 그들을 이해하고, 하느님께서 그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신 그 신비로운 지혜를 받아들이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 (198항)

가난한 이들이 지니고 있는 뛰어난 신앙 감각과 그들의 하느님과의 일치, 그리고 그것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교회의 모습이다. 그리스도 신앙 공동체 모두는 개인이건 공동체이건 가난한 이들을 통하지 않고서 복음화될 수 있다는 신앙은 공허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령께서 원하시는 것은 과도한 행동이 아니라, 다른 이를 나 자신과 하나라고 여기며 다른 이를 향하여 쏟는 관심이다. 이 사랑의 관심에서 그 사람에 대한 참다운 관심이 시작되고, 내가 실질적으로 그의 행복을 추구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가난한 이를 위한 우선적 선택이 없다면 ‘그 자체로 훌륭한 사랑의 형태인 복음 선포는 오해를 받거나, 대중 매체에 좌우되는 오늘날의 사회에서 날마다 우리를 집어삼키려 하는 말의 홍수에 침몰될 위험이 있습니다.’” (199항)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이들이 겪는 최악의 차별은 영적 관심의 부족이라고 지적한다. 가난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을 찾지 못하게 된다면 그것이 말이 되는가? 누구보다도 가난한 이들에게 하느님이 필요하며, 교회는 그리스도께서 행하셨던 것처럼 가난한 이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가난한 이들과 사회 정의에 대한 관심을 쏟는 데서 제외되는 이는 없음을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조한다(201항).
 

박상병 신부 (루도비코)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전의본당 주임, 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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