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복음의 기쁨>에 대하여 - 45

<복음의 기쁨> 제4장 : 복음화의 사회적 차원


3. 사회 문제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182~185항)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의 사회 문제에 대한 가르침이 더욱 발전되어야 하고 구체적인 가르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을 촉구하면서, 그 가르침이 “복잡한 현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게” 실천적인 가르침을 이끌어 낼 것을 요청한다. 왜냐하면 구체성이 결여된 가르침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수 없는 일반론으로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교회의 사목자들은 여러 학문의 기여를 받아들여, 인간 생활과 관련되는 모든 것에 의견을 개진할 권리를 가진다고 말한다(182항). 여기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날 한국의 상황에서 여러 가지 논란을 낳고 있는 종교의 정치 참여 논쟁에 중요한 지침을 제시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 어느 누구도 더 이상, 종교가 사적인 영역에 국한되어야 하고 오로지 영혼이 천국에 들어가도록 준비하기 위해서만 종교가 존재한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이 지상에서부터 행복을 누리기를 원하셨고, 그것을 위해 세상을 창조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회개는 특히 ‘사회 질서와 공동선 추구와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한다”(182항).

프란치스코 교황은 더욱 강력하게 이 부분을 강조한다.

어느 누구도 종교를 개인의 내밀한 영역으로 가두어야 한다고 우리에게 요구할 수 없습니다. 종교는 국가 사회 생활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말라고, 국가 사회 제도의 안녕에 관심을 갖지 말라고,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에 대하여 의견을 표명하지 말라고, 그 어느 누구도 우리에게 요구할 수 없습니다.” (183항)

이런 입장은 비단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장만이 아니라, 가톨릭 사회 교리의 일관된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리고 교회의 사회 참여에 대한 입장에 대하여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를 인용하면서 더욱 강력하게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정의가 모든 정치의 목적이며 고유한 판단 기준’이라면, 교회는 ‘정의를 위한 투쟁에서 비켜서 있을 수 없으며 그래서도 안 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또 사목자들은 더 나은 세계의 건설에 진력하라는 부르심을 받고 있습니다. 교회의 사회 교리는 무엇보다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제안을 하며 개혁적인 활동 방향을 가리켜 줍니다.” (183항)

교황은 이 문헌이 사회 교리 회칙이 아님을 언급하면서, 이미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에서 발간한 <간추린 사회 교리>를 공부하고 활용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각 지역 교회는 가톨릭교회가 보편적으로 가르치는 역대 교황들의 사회 교리 회칙과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가 가르치는 <간추린 사회 교리>를 통해서, 각 지역의 문제를 여러 학문의 도움을 받아, 해석하고 분석하며, 교회의 빛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구체적인 실천을 도모하는 데 비켜서 있어서는 안 된다.


박상병 신부
(루도비코)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장, 전의본당 주임, 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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