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생명과학 교과는 유전학, 특히 인간의 유전학을 가르친다. 그중 가장 간단하면서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성별을 결정짓는 성염색체의 유전현상이다. 인간은 총 46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고, 그중 2개가 성별을 결정짓는 성염색체다.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X염색체를 하나씩 받아 쌍을 이루면 태아는 여성으로 태어난다. 반면, 아버지로부터 Y염색체 하나를 받고 어머니로부터 X염색체 하나를 받아 쌍을 이루면 남성으로 태어난다. 그런데 고등학교 생명과학 교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성염색체의 비정상적 행동에 따라 나타나는 유전질환에
김준희(효주 아녜스)홍익대학교에서 교육학 전공 뒤 만화가로 활동하던 중 전공을 살려 무료 대안학교 교장 노릇을 하며 지냈다. 지금은 본업인 만화만 열심히 그리며 살고 있다. 30여 권의 만화책을 냈다. 현재는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보와 어린이 주보, 어린이 잡지 에 영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안해는 사회복지사입니다. 부산에서 10년 넘게 행복한공부방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역아동센터는 다양한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시설입니다. 대부분은 도시의 가난한 세대의 청소년들과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정규 학교 수업을 마치고 학원 등의 사설 교육기관에 갈 수 없는 청소년들을 위한 방과 후 돌봄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라는 국가적 재난의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재난은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더 큰 고통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지역아동센터도 공교육의 개학이 연기되는 만큼 문을 닫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간에도 지역
어느덧 푸른빛의 새벽을 지나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코로나19로 도처에서 죽음의 공포가 넘실대던 3월 어느 날 아침, 나는 결국 밤을 새우고 말았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채 한참을 그대로 멍하니 앉아 있었다."엄마의 죽음은 처음이니까", 작가 권혁란. 페이스북에서 친구관계로 맺어진 작가이지만 사실 일면식도 없는 분이었고 아주 가끔씩 짧은 댓글 정도만을 주고받던 사이였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작가가 관통해 온 시간의 무늬 같은 것이 내게도 깊게 배어 드는 기분이었다. 하루를 꼬박 세워 어머니의 죽음에 관한 기록들을 하
고 문중원 열사가 한국마사회의 비리를 고발하고 100일 만에 장례를 치르는 도중에 한국마사회가 합의를 파기했습니다. 발인도 채 끝나지 않은 시각이었습니다. 100일간의 ‘한국마사회 고 문중원 기수 죽음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의 공동행동의 투쟁 끝에 어렵게 합의를 하고, 장례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합의를 파기하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고 문중원 열사는 한국마사회의 승부 조작 등 비리를 고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100일간의 힘든 투쟁 끝에 “부산·경남 경마 시스템·업무실태에 관한 연구용
어느 날 다울이의 질문.“엄마, 옛날이야기에 보면 셋째가 최고라고 그러는 것 같아. 얼굴도 성격도 꾀도 뭐든지 첫째 둘째보다 낫다고.... 도대체 왜 그런 걸까?”“글쎄다, 뭔가 이유가 있겠지. 우리 집 셋째 다나를 한번 떠올려 봐.”“다나는 괴물이지. 얼굴도 못생기고 성격도 괴팍하고 꾀도 없고....”다울이가 거기까지 말했을 때 다나가 벌써 눈물을 글썽이며 나에게 다가와 물었다.“엄마, 오빠가 나 보고 괴물이래. 내가 정말 괴물이야?”“무슨 소리야. 이렇게 예쁜 괴물이 어디 있다고. 다나는 이쁜이야. 엄마의 사랑 이쁜이!”내가 다
사순시기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엄중한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괴질이 창궐하여 교회가 문을 닫았습니다. 사상 초유의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우리는 이 엄중한 시기에 “너, 어디 있느냐”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이 물음은 과거의 물음이 아니라 현재의 물음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너”는 바로 “나”입니다. 마치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과 같은 질문입니다. 마르틴 부버는 "인간의 길"에서 “‘너 어디 있느냐’라고 하느님이 물으시는 사람은 바로 너야”라고 말합니다. 아마도 지금의 괴질은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 만든
BTS의 성공은 자신들도 예측 불가능한 것이었다. 막연히 '어느 정도의 인기를 얻기를 바랐지만, 이 정도의 상황에 도달하게 될 줄은 예측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들의 성공 사례를 연구하는 이들은 BTS의 음악적 탁월성과 노력을 인정하지만, 이와 더불어 보통 운이 아닌 천운이 작용했다고 한다. 이 천운은 바로 새로운 미디어 상황의 도래와 새로운 인류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ce)의 탄생이다.1)’포노사피엔스‘는 2015년 영어사전에 등장한 새로운 용어로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로 사용하는 인류를 지
성당에서 미사가 없습니다. 재의 수요일 예식도 없습니다. 성수도 사라지고 없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성당뿐만 아니라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 엄혹한 사태 앞에서 지난 100년간 ‘공동의 집’인 지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를 성찰하게 됩니다. 약육강식의 바람이 진실인 것처럼 지구를 뒤덮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에서 소유와 착취와 억압이 지배했습니다. 화석 연료 중심의 세계 경제는 자연을 착취하고 파괴했습니다. 지금도 가난한 나라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착취와 파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세상을 악의 세력이 가득한 곳, 우리가 거리를 두어야 할 곳이라고 말한 적도 있지만,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하느님의 구원 활동이 이루어지는 장소라고 새롭게 규정했다. 실제로 세상에는 문제도 많지만, 드물지 않게 하느님의 선함과 거룩함을 반영하고 있다.1) 교회 역시 하느님의 선함과 거룩함을 추구하면서 세상의 부조리를 그대로 반영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시대의 표징을 통해 성령의 소리를 듣고 이에 응답함으로써 교회 쇄신과 복음화, 세상을 복음화에 협력할 수 있게 될 것이다.그러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
많은 시간과 노력 들여 정확히 공부해야미국의 사회운동가 마거릿 생어(1879-1966)는 가난한 노동계급 여성들이 반복되는 임신으로 고통받는 현실을 보며 자랐다. 특히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그녀의 어머니가 출산 11번과 몇 차례의 유산으로 건강을 잃고 폐결핵으로 사망하는 것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녀는 여성들이 자기 몸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출산조절을 하도록 돕기 위해 초등학교 교사에서 방문 보건간호사로 진로를 바꿨다. 또 미국 전국 단위의 출산조절 운동조직을 결성해 피임의 대중화에 힘썼으며, 동료들과 연구소를 설립하여 효과적인
핵발전과 관련된 한국의 과학자들은 진실을 말하고 있을까요? 한국의 과학자들은 핵발전이 값싼 전기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경제적이라고 말합니다. 한국의 핵발전의 안전성은 세계 최고의 기술로 입증되었다고 말합니다. 안전성과 세계 최고의 기술을 바탕으로 핵발전을 수출하는 핵발전 강국의 반열에 올랐다고도 말합니다. 한국의 과학자들은 핵발전은 깨끗한 에너지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대책으로 가장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바로 핵발전이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생애주기 전체를 통하여 볼 때 핵발전은 태양광보다 적은
이 책의 첫 장을 읽을 때만 해도 우리 사회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과 권리가 예전과는 다르게 많이 향상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회문제가 이렇게 책으로 나온다는 것은 의식 있는 개인들과 그런 의식을 가진 개인들이 집단이나 공동체를 이루어 사회 전반에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징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것은 내 개인의 안온한 생각이었다. 실제로 이 책을 중간쯤 읽었을 때 우리 사회에는 두 가지 사건이 막 이슈로 떠올랐다. 한 가지는 트랜스젠더 여성 군인 문제와 얼마 전 문제가 된 모 여대 트랜스젠더 학생의 입학거부가
요즘 영화 ‘기생충’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떠들썩하다. 참석하는 영화제마다 줄줄이 수상하고 있어서, 전 세계에 한국영화의 품격과 위상을 올려 놓았다는 자긍심, 자랑스러움을 국민들에게 선물해 주고 있다. 비슷하나 다른 결의 애국심을 느끼게 해 주었고 큰 울림을 주었던 작년 말에 개봉한 영화 ‘헤로니모’를 소개하고 싶다.지난해 봄, 서울 사직동에 있는 수도교회에서 떼제의 하루피정이 열렸다. 프랑스 떼제공동체의 일상처럼 하루를 함께 모여 같이 기도하고 식사하고 나눔을 하는 그런 일정이었다. 150명 내외로 모여 하루 동안 같이
BTS 현상을 접하면서 “등불은 침상 밑에 감추어 둘 수 없다”(마르코 4,21)는 복음 말씀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 신앙인이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진정성을 발산한다면 우리 자신뿐 아니라 세상의 복음화에 영향을 줄 것이다. 오늘날은 그 어느 시대보다 말과 행동 사이에 간극이 크고, 그것만으로도 진정성이 상실된 시대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인간적 조건에서 비록 말과 행동이 완전히 일치를 이루기는 어렵겠지만 그 간극에 대해 오늘날 사람들은 예민한 촉을 가진다. 이번 칼럼은 선한 말과 행동의 일치와 관련하여 ‘감수성에서 진정성으로’라는 주
사실은 지난 포토에세이가 발간되는 날, 박문진 지도위원은 고공 농성을 해제하고 땅을 밟기로 잠정합의안을 이끌어 냈습니다. 그러나 이 잠정합의안은 영남대의료원 측의 사유로 최종 조인식을 갖지 못했습니다. 고공 위의 박문진 지도위원은 농성을 끝내지 못하는 답답한 시간이 흘렀습니다.노사 양측이 2월 11일 밤늦게 합의안에 도장을 찍었다는 소식과 박문진 지도위원이 227일 만에 농성을 끝낸다는 소식은 2월 12일 새벽에 알려졌습니다. 박문진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 영남대의료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본관 13층에서부터 고공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
작년 말부터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2019-nCoV) 감염은 설 연휴를 기점으로 하여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사실 2019년 말에 이 바이러스의 등장에 대한 보고가 있었고, 12월 11일에는 중국 과학자들과 각국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그룹이 문제가 된 바이러스의 염기서열 정보를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영국 에든버러 대학의 앤드루 램바우트 교수는 해당 바이러스가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의 염기서열과 98퍼센트 일치한다고 밝혔다.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에 대한 분석은 바이러스의 계통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땅 끝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라’, ‘나의 증인이 되라’, ‘세례를 베풀라’, ‘내가 주는 힘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가난하고 병든 이에 대한 도움과 치유라는 사명을 주셨다. 이 사명을 받들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교회는 온 세상에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파했고, 세계 각지에 신자들 공동체인 교회를 건설했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사명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 전 세계 인구의 약 67퍼센트가 비 그리스도인이고, 그리스도 신앙을 받아들인 약 33퍼센트 역시 내적으로 더 복음화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의 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