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화 :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처음 언급된 용어로, 한 생물 집단이 진화하면서 이와 관련된 두 개의 종이 서로 영향을 미쳐 진화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진화생물학의 개념이다.)2023년 4월 개관한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서는 예술가들의 작업실에서 발굴해 낸 1차 자료들로 다양한 매체들의 아카이브로 전시를 한다.(홈페이지 바로가기)'아카이브 하이라이트' 그 첫 번째 전시는 김용익 작가에 관한 아카이브다. 김용익은 이미 그의 사십 년 화업을 돌아보는 전시 '가까이...더 가까이'(일민미술관, 2016)에서 모더니즘과 개념미술, 민중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개표 결과를 보고 착잡함을 금할 수 없었다. 누구는 정권 심판을 이룬 승리라고 하고, 누구는 패배라고 하는데 원외로 밀린 진보 정당은 어쩌나. 돌이켜 보면 매 선거마다 야호! 하며 좋았던 적이 없었다. 선거 때마다 위기라며 버텨 온 시간이 녹록지 않아서 다가올 시간이 더 무겁다. 녹색정의당은 기존에 있던 의석을 잃는 것이라 뼈아프고, 녹색당과 노동당은 계속해서 반등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예전보다는 커졌지만, 기후 총선, 기후 유권자라는 말이 실질적인 투표로는
창간 15주년을 맞아 응원하는 릴레이 기고를 시작합니다. 글과 인터뷰,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 첫 마음을 잃지 않고, 한국 가톨릭교회의 공론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편집자전기가 발명되었을 때 사람들이 얼마나 놀랐을까? 귀족들이나 부자들보다 가난한 사람들에겐 그야말로 어둠을 밝히는 빛이 아니었을까? 거대한 자본이 있어야 가능한 언론의 세계에서 인터넷 언론의 탄생은 그야말로 힘없는 시민들에게 힘을 가져다주는 빛이었다. 와 이 등장하고 뒤이어 셀 수 없
'해지는 곳에서 어느 인디언' - 인디언의 시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나는 거기 없고잠들지 않았습니다.나는 이리저리 부는 바람이며금강석처럼 반짝이는 눈이며무르익은 곡식을 비추는 햇빛이며촉촉이 내리는 가을비입니다.당신이 숨죽은 듯고요한 아침에 깨면나는 동그라미를 그리며포르르 날아오르는말 없는 새이며밤에 부드럽게 빛나는별입니다.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나는 거기 없답니다.죽지 않았으니까요. '해 뜨는 곳에서 어느 코리언' - 이병호사랑하는 그대여,좀 더 가까이 귀에 대고 말하자면바람, 눈, 햇빛, 비그 어느 것도 나는 아니요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아이들과 산에 간다. 저수지 위쪽으로 이어진 계곡을 따라 걷는 길이 우리들의 최애 산책 코스인데, 지난 2월 말부터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누군가 계곡을 따라 늘어서 있는 굵은 나무들에 수액 채취 장치를 매달아 놓은 것이다. 고로쇠나무도 아닌데 수액을 채취한다고?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알아봤더니 수액의 종류도 참 다양했다. 층층나무, 떡갈나무, 가래나무, 자작나무, 신나무, 노간주나무.... 저마다 약성이 다르긴 해도 어쨌든 수액을 먹을 수 있는 나무가 고로쇠 하나뿐인
총선이 끝났습니다. 거의 밤을 지새우며 개표를 지켜봤습니다. 충격적인 부산의 참패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선전한 후보들과 낙선한 후보들에게 박수와 위로를 보냅니다.여야를 떠나 국회에 입성한 이들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연민과 동지의 마음으로 입법 활동을 기대합니다. 앞으로 4년 동안 부자들과 강자들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과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이들을 지원하는 입법 활동을 기대합니다. 안전한 사회를 위한 입법 활동을 기대합니다. 국회는 입법부이며, 민초의 삶은 법의 보호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우리는 앞으로 4년
“조제프 수사가 인쇄기를 조립해내었습니다. 조판활자(caractères typographiques)를 사용할 수 있는 인쇄기입니다. 사용한 활자는 그랑도르(V. Grandeur)가 오래전에 북당 선교사들에게 선사한 것입니다. 우리가 보내드린 ‘인쇄된 편지’(une lettre imprimée)가 그 사실을 증명해 줄 겁니다. 조제프의 방식으로 인쇄한 문서 몇 장을 더 동봉합니다. (…) 인쇄 조판과 식자는 길랭(Ghislain) 신부가 배우고 있습니다. 중국인 신학생 몇도 함께 배웁니다. 다 배우고 나면 다른 인쇄물도 만들 겁니다.
“기업은 영구히 존속 발전하여야 하고, 기업에서 일하는 구성원은 이를 위해 일정 기간 기여하다 떠나는 것이다.” 신입사원 연수에서 처음으로 배운 내용이다. 이제 갓 회사 생활을 시작한 마당에 일정 기간 일하다 떠나라니 신선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였다. 물론 떠나야 하는 구성원에는 노동자뿐 아니라 사용자, 나아가 오너도 포함된다 생각하니 마음이 덜 무거웠지만, 회사원들은 일정 기간 일하다 사직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기고 있으니 굳이 신입사원 연수에서 가르쳐 주지 않아도 될 내용이었다. 기왕지사 회사가 떠나라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올해 세 번째 청년 칼럼에서는 장애인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며, 발달장애인에 대해 갖게 된 생각과 교회 안에서 장애인에 대한 태도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2회(4, 5월) 맡아 주신 박지수 씨에게 감사드립니다. -편집자내게 발달장애인에 대한 첫 기억은 이랬다. 초등학생 때 엄마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는데 옆에 있는 어떤 아저씨가 계속 친한 척을 하면서 말을 걸었다. 어렸던 나는 그 아저씨가 무서워서 엄마에게 다른 자리로 가자고 졸라 다른 칸으로 옮겨 앉았다. 그 후에 만났던 발달장애인과의 경험도 몇 번 없었지만 별반 다르지
여전히 죄 없이 고통받는 세상의 아이들교회에서 12월 28일은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이다. 폭군 헤로데는 예수가 태어날 무렵, 왕권에 위협을 느껴 베들레헴과 그 일대 두 살 이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학살했다. 교회는 아기 예수를 대신해 죄 없이 억울하게 죽은 아기들의 희생을 오래전부터 순교로 여겼는데, 중세 이후에 더욱더 성대한 축일로 발전했다. 죄 없는 아이들의 무고한 죽음은 인류 역사 내내 이어지고 있다. 지금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엄청나게 많은 아이가 이스라엘군의 폭격에 희생당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
국제 미술계의 가장 독창적 예술가 중 한 사람,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 1964-)의 '보이스(VOICES)' 전시가 리움미술관에서 7월 7일까지 열린다. 다양한 신매체와 첨단기기를 도입해 시간과 경험, 실제와 가상, 관객과 예술의 상호작용을 구현하고 그 전시 경험을 다시 전달하는 유기적 형식인 이번 전시 역시 매우 독창적이다.특히 전시장 안팎의 포스터, 사진,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는 데이터와 연동되어 인공지능과 '디지털 멀티플렉스(DMX)' 기술을 통해 다학제 간 다양한 결의 ‘보이스(VOICE
창간 15주년을 맞아 응원하는 릴레이 기고를 시작합니다. 글과 인터뷰,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 첫 마음을 잃지 않고, 한국 가톨릭교회의 공론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편집자나는 (이하 )를 글로 후원하고 있다. 돌아보니 창간 준비 단계에서 지금까지 만 8년을 기고했다. 초창기에만 한 달에 한 번 쓰고 그 이후엔 격주로 썼다. 지금도 격주로 쓰는 중이다. 한 편을 쓸 때 평균 반나절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글과 말로 먹고 산 지 수십 년인데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동쪽에서는 약탈이 시작되었다 합니다. 경각심을 일깨우는 소식이 매 시간마다 전해지고 있습니다. 의화단원들은 사방에서 북경을 에워싸고 있습니다. 그들의 목적은 유럽인을 말살하는 것입니다. 교회를 향한 공격도 곧 시작될 것입니다. 어떤 이는 30년 전 천진에서의 학살과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제 의무는 교회와 신자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사오십의 해군 병사를 북당(北堂)으로 보내주십시오.” - 파비에 주교의 편지, ‘Siège de la mission catholique du Pé-tan
오는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10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겪은 후,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은폐하고 조작했던 박근혜가 탄핵되었지만,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윤석열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것조차 외면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추도하는 일도 없습니다. 윤석열 정권 때 일어났던 이태원 참사마저도 진실의 기억을 지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감추려고 합니다.세월호 참사 10주
달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전 처음 듣는 요상한 이름의 기념일들이 많기도 하다. 3월에만 해도 납세자의 날, 세계 여성의 날, 의용소방대의 날, 상공의 날이 있는데, 여성의 날은 얼굴을 아는 사이 정도의 친근함이 있지만 다른 날들은 아무런 감흥을 주지 않는다. 그런 내게 다나가 새로운 날의 이름을 물어다 주었다.“엄마, 오늘은 작은 새들의 날인가 봐. 처음 보는 작은 새들이 정말 많이 보여. 어떤 새는 하늘을 날면서 소리를 내는데 날개가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나. 날개로 피아노 건반을 치는 것 같아.”그러면서 새 소리를 흉내 내서
회사에서 리더가 된다는 것은 많은 변화를 의미한다. 가장 큰 변화는 권한과 책임의 확대다. 권한과 책임을 어떻게 수행하는가에 따라 리더의 유형을 나눌 수 있다. 첫째 유형은 권한을 대폭 위양하는 리더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같이 일하는 구성원들에게 위양한 후,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서 일을 수행한다.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고 일을 마치면 평가하는 것을 리더의 주된 역할로 인식한다. 처음 리더가 되고 내향적 성격인 경우, 이런 유형이 많다. 필자도 처음 리더가 되었을 때, 이런 권한위양형이었다. 다행히 팀원들이 스스로 일을 찾아
현재 우리나라 사회를 보면, 사회 문제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고 느낀다. 직접적인 ‘내’ 문제가 아니면, 눈과 귀를 닫는 듯하다. 물론,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것이 아예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소위 말하는 ‘살기 힘든 사회’이기 때문이다. 나 살기도 바쁘고 힘드니, 다른 이, 다른 피조물의 신음까지 들을 여력이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리스도인이라면, 늘 깨어 있으려 노력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교 신앙은 우리가 믿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살아내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리스도의 향기를 곳곳에
나는 그의 영화에서 사회적 ‘구원’을 본다엥겔스는 “영국 노동자 계급의 상태”라는 책을 통해 자본주의 원조국인 영국에서 노동자 계급이 처한 비참한 삶을 고발했다. 켄 로치의 여러 영화를 보노라면 이 책의 영화적 버전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그의 영화에서는 신자유주의 대처리즘의 잔혹한 흔적이 드러난다. 칠레 영화 '공작'(파블로 라라인, 2023)에서 대처가 흡혈귀로 묘사되었듯이, 대처를 향한 조롱과 비판은 온당하다. 최근 영국인의 삶이 말이 아니게 형편없어졌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제국, ‘요람에서
인간 실존의 문제를 일관된 작업 주제로 진행해 온 오원배(吳元培, 1953-) 작가가 인천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었다.(인천아트플랫폼, 2023.10.7.-2024.3.3.)개항지로서의 인천은 작업의 모티브이자 부조리한 인간 실존 문제를 드러내는 자양분이 되는 장소이기에 전시된 아카이브에서 가장 먼저 눈에 뜨이는 풍경은 바로 청관(淸館, China Town)이다. 이곳 일대는 1884년 청국이 일본을 견제하며 체결한 통상조약(인천구화상지계장정, 仁川口華商地界章程)과 관련된 곳으로 청나라의 관청이 있던 동네다. 이후 청관은 19
지난해 11월 30일부터 12월 13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이하 COP28)가 열렸다. 파리협약 이후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앞에서 이제는 화석연료 퇴출을 분명히 하고 기후위기 당사자국을 위한 실효성 있는 지원 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4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에 교황 권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를 발표한 데 이어, COP28에서 연설하기로 하셨다. 이에 맞춰 '찬미받으소서 운동'은 '하느님을 찬미하여라'를 주제로 한 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