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실리아 레인저

세실리아 A. 레인저는 예수와 마리아의 거룩한 부르심의 수녀회 회원이다. 평생 철학, 신학 교육과 영적 지도에 종사해 왔고, 여러 전문대학, 대학교와 신학교에서 영적 지도를 담당했다. 현재는 은퇴하여 오리건주 레이크 오스위고에 있는 메리의 숲(Mary's Woods)에서 가르치고 있고, 성당 피정, 개인 피정 지도, 글쓰기를 하며 지내고 있다. 

"때때로 나이 든 수도승들이 우리 나이의 젊은 수도승들과 함께 수업에 와서 바닥에 앉아 제 말을 듣곤 합니다. 그들은 우리를 관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젊은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옵니다."(역자 주 : 수도회에 입회한 젊은 세대를 선배 세대들이 이해하지 못해 젊은 회원들이 말하는 것을 듣기 위해 왔다는 뜻이다. 요즘은 젊은 세대가 수도회에 거의 들어오지 않지만 들어온 경우에도 선배 세대와 세대 차이가 커서 이렇게 선배 세대들이 젊은이를 이해하려 노력한다는 뜻이다.) - 인플루언서 제이 셰티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수도자들이 수 세기 동안 실천해 온 가치인 연민, 용서, 수련, 절제, 친절, 온유, 청지기 직무, 생명과 자신에 대한 감사, 묵상, 성취, 불안정성과 미래 비전 등의 가치를 서원하고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들어 왔습니다. 젊은 세대는 내면의 삶과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일이 서로 깊이 연결돼 있다고 생각해 이러한 풍요로운 개인적 자질을 계발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나는 1960년 이전에 태어난 세대에게서 젊은 세대의 자기중심주의, 즉 "나, 나, 나"를 앞세우는 태도를 비난하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있습니다. 이 젊은 세대들은 환경 보전을 위해 좋은 일도 많이 하고, 가난한 사람에게 봉사하고, 노인에게 친절하고, 소박한 낡은 옷을 입고, 제3세계 국가에 봉사를 하러 가면서도 선배 세대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신자 집안에서 자랐고 수업료가 비싼 가톨릭 학교에 다녔음에도 성당에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과거 같으면 수도자가 하는 일을 이렇게 하면서도 정작 성당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익숙하신가요?

저는 유튜브 강연을 보며 생각하고, 읽고, 듣게 되는 것이 많습니다. 저는 이를 통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다양해지고 있는 세대 간, 문화 간, 인종 간 연결 고리를 찾고 이러한 방식을 이해하려 애쓰는 중입니다. 인플루언서 제이 셰티가 운영하는 유튜브 '수도자처럼 생각하라'(Think Like a Monk)를 보다 보면 앞에서 말한 가치와 다른 많은 가치가 이전 시대에 태어난 세대의 마음과 영혼에 영향을 주었던 것처럼,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도 의미를 주고 있다는 확신이 강해집니다.

셰티뿐 아니라 브레네 브라운, 멜 로빈스, 비셴 라키아니, 돈 엘리스 스나이프스, 렉시 앨퍼드, 그레타 툰베리와 같은 인플루언서들도 젊은이들에게 인생에는 목적과 방향이 있으며 자기 수련을 통해 정신을 계발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이들은 영혼을 치유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용서, 그리고 모든 인간에 다가가는 연민과 친절도 가르칩니다. 그들은 역경을 감사와 배움으로 바꾸는 방법을 지지하고 지구에 대해 책임을 지는는 청지기직을 장려하며, 관대하게 봉사에 참여하고, 자기도취보다 다른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개인의 온전함을 우선해야 한다는 것도 가르칩니다. 다 종교가 그리고 저와 같은 수도자들이 가르치던 것들입니다.

(왼쪽부터) 온라인으로 유명한 제이 셰티, 브레네 브라운, 멜 로빈스, (아래 왼쪽부터) 비셴 라키아니, 돈 엘리스 스나이프스, 렉시 앨퍼드, 그레타 툰베리. (이미지 출처 = 유튜브 채널 갈무리)
(왼쪽부터) 온라인으로 유명한 제이 셰티, 브레네 브라운, 멜 로빈스, (아래 왼쪽부터) 비셴 라키아니, 돈 엘리스 스나이프스, 렉시 앨퍼드, 그레타 툰베리. (이미지 출처 = 유튜브 채널 갈무리)

나는 이 인플루언서들의 가르침, 자기 계발 강의와 저작물에서 모든 세대에 유익한 몇 가지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비물질적 가치를 중심에 두고, 성숙하고, 통합적이며, 심지어 절제된 삶을 살아가도록 동기를 부여합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재능과 자원을 사용하여 타인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라고 권고합니다. 그들은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여 수백만 명의 사람에게 다가갑니다. 그들 가운데는 전직 법조인, 수도승 등 직업이 다양합니다. 그들은 이전 직업을 버리고 인플루언서의 삶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그들이 현재 대중적으로 누리는 인기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들은 예수님, 데레사 수녀, 모세, 붓다, 간디, 무함마드 및 기타 성인과 거룩한 역할 모델을 교사와 멘토로 존경하고 그분들의 말씀을 자주 강의에서 언급합니다. 이들은 젊은이들에게 남에게 조언을 구하고, 기도와 명상을 수련하며, 다른 사람과 함께 봉사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이고 이런 일이 지금 느끼는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확신을 가지고 가르칩니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이런 인플루언서의 말은 진지하게 경청하면서도 정작 성당에는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저 같은 수도자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저희 말은 듣지 않습니다. 과거 우리들은 이들 나이 때 성당에서 신부님과 수녀님의 가르침을 받았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이런 인플루언서가 우리 대신 종교적 스승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인기 있는 자기 계발을 강의하는 인플루언서 대다수는 '60년대'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대표적인 인플루언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멜 로빈스(1968년생); 브레네 브라운(1965년생); 로빈 샤마(1964년생); 닉 부이치치(1982년생); 제이 셰티(1987년생).

나는 여기에 수백만 명 시청자가 더 건전한 삶을 살도록 돕고 있어 최고의 자기 계발 멘토로 평가받고 있는 오프라 윈프리(1954년생)도 포함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수도회에는 수련자와 신학교에는 신학생이 넘쳐나던 1960년대 이후 세상, 교회, 수도생활, 가정생활은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였습니다. 현재의 양극화 상황, 기후 재난, 가족과 수도생활 해체는 이러한 변화 양상의 한 측면입니다.

이러한 도전들이 강력함에도 우리는 창조주 하느님이 이 세상에서 살아 움직이시고, 예수님께서는 항상 교회와 함께하시겠다고 약속하셨으며, 변화하는 시대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수도 단체들이 창설되었다는 사실을 마음과 생각으로 동의합니다. 노리치의 줄리안 성인이 동시대인에게 단언하였듯이 우리는 결국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임을 믿습니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과 동료 수도자들에게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이러한 시대 징표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 주는가? 분명히 우리 수도자들은 앞으로 지금까지와 같이 큰 공동체를 이루고 살진 않을 것이다. 안정된 공동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고 교육하는 방법으로 고도의 기술적 수단을 선택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우리 남녀 수도자 각자는 공동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개인의 발전, 고요한 명상, 인간관계 촉진, 팀과 파트너십 형성을 위한 시간을 따로 가질 필요도 있을 것이다.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고 수도회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일과 의미 있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일을 함께 하면서도 개인 비전 추구를 동시에 할 수 있으려면 어떤 종류의 조직이 필요할까? 많은 수도회가 현재 이러한 도전들을 바라보며 각자의 수도회가 어떤 형태로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할지 궁금해 하고 있다. 우리 수도회의 협력자들과 자원봉사자는 무엇에 부름을 받고 있는가? 사회적 필요가 달라지면 회의 카리스마도 그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것 아닌가? 어떤 "구조"가 개인의 식별력과 자유를 허용하는 동시에 수도회 정체성과 연속성과 조화를 이룰 수 있게 도와줄 것인가? 인류사에서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 성령께서는 모든 연령, 인종, 문화의 여성과 남성에게 무엇을 바라시는가? 우리가 성령이라 부르는 살아 계신 하느님이 이끄시는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준비하게 해 주시는 은사를 받은 이들을 영예롭게 여기고, 타인에게 봉사할 기술과 다른 수단들로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는 비전과 전인적 인격에 관해 서로 가르칠 세대는 누구이며 그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박문수

가톨릭 신학자이자 평화학 연구자
우리신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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