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박홍기

오늘 보았다

- 박춘식

성당에 가도 안 보이고

호수에도

길목에서도

하느님은 보이지 않았다

버스 정류장에도 안 보였다

그래, 그런데

오만 가지 초침(秒針)으로 만든

시계 방석에 앉아 계시는

미소의 하느님을 오늘 보았다

<출처> 나모 박춘식 미발표 시 (2015년 7월 13일 월요일)


공간 안에 시간이 있다는 생각보다, 시간 안에 공간이 있다는 생각이 더 바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모든 공간은 시간에서 생기고 성장하고 소멸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공간에서 하느님을 찾기 이전에 시간 안에서 하느님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여겨집니다. 성직자들이 하루의 여러 시간(성무일도보다 더 효율적인 구분으로) 안에서 기도하는 법을 더욱 깊이 연구하고 먼저 실천하면서, 신자들에게 ‘재미있는 하루기도’ 또는 ‘하루를 기도로 채우기’라는 계획을 만들어 보여 준다면 참 좋을 듯합니다.

 

 
 

나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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