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 '위대한 침묵', 필립 그로닝 감독, 2005.(사진 제공 = 영화사 진진)
 

침묵은 영으로

- 박춘식

자동차 모나리자 박사논문

별장 도서관 빌딩 미녀들을 사들인다

교회 호화선 골프장 우주항공회사 등등등

최고급을 손에 넣은 돈 가방이

오늘은 침묵에게 흥정을 한다

대답이 없다 천 번 쑤셔도 천 번 잠잠

지쳐 나자빠진다


침묵은 영(靈)으로 만나야 함을

돈뭉치가 모르는 듯

영이 주식인지 우라늄인지

어지러이 먹먹하다


<출처> 나모 박춘식 미발표 신작 시 (2014년 12월 29일 월요일)


욕심이 어디든 달라붙어 돈을 만들고 그리고 돈이 욕심을 자꾸만 부추기는 시대에 살면서, 우리 마음 안에 있는 믿음을 키우지 못하여 늘 찜찜합니다. 돈이 주인 노릇하면 사람은 노예가 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돈을 모시기 바쁩니다. 내년에는, 돈이 매우 중요하고 요긴하되 돈을 머리 위에 두고 받드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기도하고 싶습니다. 
 

 
 

나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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