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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변 같았던 불망의 강의[기도하는 시 - 박춘식]
십자가 (이미지 출처 = Pixnio)

웅변 같았던 불망의 강의

- 닐숨 박춘식

 

우리가 함께 사는 지구에서

가장 위대한 종합예술은 무엇입니까

- 오페라 사계절 베토벤 불꽃축제 곡예단

- 가을 단풍 길 아니면 북극 오로라

- 교수님은 뭐라고 생각하는데요

‘종교’라고 생각합니다

- 에이, 뚱딴지같이 종교라니요

- 눈꼽만한 감동도 없는 종교를, 밥맛엄시 

 

‘감동의 샘이 되어야 하는 종교인데도

그렇지 못하여 여러분에게 떠넘기는 숙제입니다‘

라고 말하려다 묵묵히 강의를 끝낸 일이 있었습니다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맛을 내겠느냐?”*

‘종교가 감동을 잃으면 어디서 그 감동을 찾겠습니까?’

그날, 복도로 연구실로 허공으로 외길로 천공으로 걸었습니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2월 11일 월요일)

*(마르코 복음서 9:50)

 

신앙인은 주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이라면, 천주교 신자는 더더욱 큰 감동을 주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감동은 성직자 수도자들로부터 보통 시작되어야 하는데, 근간 온갖 뉴스로 전해지는 성직자들의 성범죄를 볼 때, 감동이 아닌 고통을 주는 모습이 보여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합니다. 욕이 튀어나오려다, 그들을 위해 ‘주님의 기도’ 10번 바친 다음에 한 마디 정도 욕해도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도도 안 하고 욕하는 일은 하느님께서도 “지랄한다. 사제를 위하여 기도도 안 하면서 욕을 하다니.... 쯧쯧....”라고 언짢게 여기십니다. 사제를 위한 기도 책을 만들거나 사제 성화를 위한 강론집을 발간하는 사람은, 신부 주교를 욕해도 된다는 논고는 없지만, 욕하기 전에 우리는 매일 작은 기도라도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는지 반성하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결국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의 모든 잘못을 마음 깊이 함께 껴안아야 할 사람도 곧 우리들임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들을, 죽을죄를 범했다고 유배지로 화형장으로 사막으로 보낼 수 있습니까? 더불어 참회하면서 뜨거운 기도로 손잡고 하느님에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교 신부와 수도자들은 흙마당까지 겸손하여야 하고, 신자들은 몸살 나도록 기도하여야 한다.’는 생각이 불쑥 떠오르는 먹먹한 요즘의 심정입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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