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대서양 돌고래. (이미지 출처 = Pxhere)

입춘 바람의 기도

- 닐숨 박춘식

 

하느님

바람을, 기도하는 두 팔로 만들어 주소서

 

태평양을 건너고 긴 장벽도 넘어갈 때

밀림을 청소하여 생명의 녹색으로 채워주소서

나직이 대서양 돌고래와 미소를 나누고

사막의 먼지와 쇠붙이를 쓰다듬어 주소서

아직도 생생한 만주벌판의 함성과

아직도 반도를 감싸는 남해 파도를 껴안아

오천 년의 이야기를 바르게 헹구어 주소서

 

하느님

한반도의 기도를 봄바람으로 만들어 주소서

빛살 따라 매일 만나는 사람들과 더불어

울면서 웃고, 바람 따라 웃으면서 울게 하소서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2월 18일 월요일)

 

안시성 싸움이 우리에게 일러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수백 번 크고 작은 침략으로 우리를 괴롭혀 온 왜국의 광기가 명량 해전으로 끝나는 줄로 여겼지만, 현대에서도 왜국의 압제 수모와 고통을 받아야 했습니다. 한반도가 다시는 전쟁 없는 땅이 되도록 꾸준한 기도의 지원이 계속 이어지기를 원하고 또 원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기도의 필수적인 의미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지 못하는 곳으로 진군할 경우, 또는 자유 평화가 없는 땅으로 전진할 경우, 선두에서 직접 전투를 하거나 장애물을 철거하는 일에는, 그 뒤에 따르는 지원이 반드시 있어야만 합니다. 장비 음식 물품 의료 등등 수송 지원부대가 없으면 성공하지 못합니다. 선두의 손발에 기도를 얹어 주어야 하고, 뒤따라 지원하는 모든 행위에도 기도를 붙여 주어야 합니다. 묵묵히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 우리 다 함께 뜨거운 기도를 줄곧 바치면, 하느님께서는 천사들을 8000만 대군으로 편성하여, 한반도 태평양 아시아 등등 온갖 사람 온갖 언론 온갖 분위기를 때로는 다급하게 때로는 뒷길이나 옆길로 평화를 이끌어 주신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래서 뜨거운 기도 또 꾸준한 기도를 바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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