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휴게소 (이미지 출처 = ko.wikipedia.org)

고속도로 그 휴게소

- 닐숨 박춘식

 

새해에는 하느님을 연거푸 부른다면서

고속도로를 바람처럼 달립니다

하느님을 잇달아 부르며 휴게소 들립니다

 

하느님, 하느님,,,

점심을 뭐로 먹을까요 그러다가

두리번거리며 커다란 차림표를 올려봅니다

‘딩동 딩동’

하느님을 잊은 채 국수를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는데

‘딩동 딩동’ 연신 들리는 ‘딩동’이

원 세상에, 어찌하려고 시방은

하느님께서 저를 찾는 제 이름으로 들립니다

‘국수 먹으면서도 나를 불러야지, 딩동 딩동’

 

저는 하느님을 잠시 잊고 후루룩 쩝쩝대는데

하느님께서는 저를 ‘딩동 딩동’으로 부르신 그날

그 고속도로 그 휴게소 식당에

또 가고 싶은 마음이 뜬금없이 일어납니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1월 14일 월요일)

 

어느 신자 사장이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며 일행들과 성당 이야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같이 온 사람들이 중계방송 본다며 잠시 텔레비전 앞에 몰려갔을 때, 구석에 혼자 앉아 있는 사장에게 술집 주인이 오더니 자기는 냉담교우라며 인사롤 조용히 하더랍니다. 그 사장은 반갑다며 성당에 당장 나오지 않더라도 아침저녁 서너 마디 기도하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냉담 중이라도 하느님께 하루 몇 번이라도 화살기도를 바치면 하느님이 아주 좋아하신다는 말을 했답니다. 제가 그 이야기를 상큼한 감동으로 듣고 ‘그 사장은 기도의 중요함을 체험으로 아는 듯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믿는 이들에게 기도는 필수과목입니다. 기도하지 않는 신자는 불효막심한 놈이 된다고 말하여도 지나친 말이 아니라고 여깁니다. 그런데 기도 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지만, 제 개인 경험으로 말씀드리면, 자주 하느님을 찾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해에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독자들이 빛살기도를 하루에 백 번 천 번 자주 바치는 상큼한 신앙생활을 하시기를 빌고 또 빕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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