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새해 아침의 첫 기도. (이미지 출처 = Pixabay)

새해 아침의 첫 기도

- 닐숨 박춘식

 

평화의 주님, 저희에게 평화를 주소서

 

증오는 평화를 만날 수 없음을 깨닫게 하소서

욕망은 평화를 죽죽 찢어 먹는 폭군임을 보게 하소서

거만은 평화의 사약(死藥)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용서는 평화의 첫 단추임을 명심하게 하시고

포용은 평화의 종소리를 포옹하는 감동임을 알게 하소서

기도는 평화의 다리를 만드는 기적임을 느끼게 하시고

겸손은 평화의 튼튼한 뿌리임을 의식하게 하소서

 

평화의 주님, 저희에게 평화를 주소서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8년 12월 31일 월요일)

 

많은 분들이, 새해에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기반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날이 갈수록 평화를 위한 가시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기를 고대하고 있다는 생각도 가집니다. 그만큼 절실하다는 의미도 있고 또한 우리가 사는 이 땅에 어떤 양상이든 전쟁만은 더는 허용할 수 없다는 염원이 매우 강하다는 생각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여겨집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평화 시나리오는, 수없이 많은 믿는 이들의 간절한 기도로 이루어진 기적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그래서 평화의 기도를 만들어 보았고, 마지막 연은 첫 연과 수미상관법으로 반복한 내용인데, 가정의 평화와 나라의 평화를 나누어 2행으로 하려다가 그만두고 첫 연과 똑같이 적었습니다. 마지막 연을 기도로 바칠 때 가정의 평화와 한반도의 평화를 함께 생각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