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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를 먹는 새해 아침[기도하는 시 - 박춘식]
아침 십자가. (이미지 출처 = Pxhere)

십자가를 먹는 새해 아침

- 닐숨 박춘식

 

새해 첫날 수녀원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축복을 나누는 다과상이 보입니다

으 으 으

사탕을 혀로 돌리니까 마음도 굴러갑니다

므 므 흐 흐

반듯한 네모 캐러멜을 먹고 사과도 먹습니다

 

젤리로 만든 ㅜ 타우 십자가를 그리고

기억 모서리에 니은을 얹어 〸 십자가로 구운

빵 과자를 새해 축복으로 먹습니다

십자가를 꿀꺽 넘기면서 눈을 감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예수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지고 다닙니다.

우리 몸에서 예수님의 생명도 드러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십자가의 깊은 입맛 안에서

생명과 빛이 가득한 새해 덕담을 만납니다

 

*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둘째 서간 4,10)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9년 1월 7일 월요일)

 

화가들은 그림 그리는 도구를 자기 원하는 대로 만들어 사용합니다. 어느 화가는 대나무 막대기 끝에 물감을 연거푸 찍어 멀리서 꾹꾹 찌르듯이 그립니다. 또 다른 화가는 기다란 싸리비를 큰 물감 통에 넣어 곧바로 그립니다. 그런데 시인은 문자를 벗어나지 못하여 가끔 답답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간혹 글자 크기나 또는 글자 모양을 다르게 하여 시를 쓰신 시인도 있습니다. 요즘은 간단한 기호가 많이 이용되고 있어서 머지않아 기호나 음표 등등 자주 사용되리라는 예감이 듭니다. 새해에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의 편집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또 수많은 독자님들께서 여러 가지 아름다운 모형으로 기도하고 선행을 하시어 하느님의 축복을 엄청 많이 받으시기 빕니다. 늘 주시는 재미로 사시는 하느님께서는, 노력을 조금만 하여도 축복을 주시겠지만, 기도를 엄청 많이 하면서 축복을 빌면 하느님께서 너무 신이 나서, 우주 창조 이전에 만드신 창고에서 아주 크고 많은 은혜를 꺼내어 주시는 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새해 아침입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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