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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적는 피정[기도하는 시 - 박춘식]
단풍놀이 (이미지 출처 = Pxhere)

유서 적는 피정

- 닐숨 박춘식

 

마지막으로 남기는 말들이 울대를 누르지만

유서 피정에서 세 노인의 글만 소개합니다

 

-70대 근엄한 할아버지-

나이 60되기 훨씬 그전에

‘자연은 곧 하느님이시다’라는 진실을

호흡으로 꼭 믿기 바라고 반드시 느끼기 바란다

 

-경상도 육순 할머니-

‘신앙은 기도로 자라고, 덕행은 겸손으로 깊어진다’

아침 기도 끝에 꼭 중얼중얼거려야 한다이

매일 아침 하늘에서 내가 빤이 내려다볼끼다

 

-구부정한 80대 노인-

못난 아비가 오만한 혈기로 잘못을 저지르는 순간에도

‘하느님께서는 잠시라도 나를 떠나지 않으셨구나’

하는 진실을 꽤 늦게서야 깨닫고 뜨겁게 울었던 일이 있었다

그분은 최악의 순간에도 어김없이 너 안에 계심을 믿어야 한다

 

주님, 당신 법령의 길을 저에게 가르치소서.

제가 이를 끝까지 따르오리다. (시편 119:33)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8년 10월 29일 월요일)

 

11월은 위령 성월이며, 11월 2일은 모든 위령을 위하여 기도하는 ‘위령의 날’입니다. 이미 이승을 떠난 분들을 특별히 기억하면서, 그분들을 위하여 자비의 하느님께 기도를 많이 바치는 달입니다. 연옥 영혼을 위하여 기도 많이 하면 공로가 저축되어, 자신이 죽은 다음 하느님의 은총을 보너스로 많이 받는다는 내용의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자신이 죽는 날 상상 외로 큰 은혜를 받게 된다는 연령 기도를, 매일 바치는 습관을 키워 나가면 매우 좋을 듯합니다. 자신과 전혀 관계없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죽을 때 기도한다면, 즉 기아로 죽는 사람들, 전쟁으로 죽는 사람들, 큰 사고로 죽거나 또는 자연재해로 죽는 사람들을 위하여서도 기도를 매일 하신다면, 아마 그분은 죽은 다음 VIP 대우를 받지 않을까, 저 혼자 상상해 봅니다. 단풍놀이를 가셔서 감격스러운 시간을 보낼 때, 잠시 낙엽을 들고 낙엽과 함께 위령 기도를 바치신다면, 단풍을 키워 주었던 나무도 감동하여 그 나무 역시 온몸으로 기도하리라 여깁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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