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티에레스 신부] 6월 24일(연중 제12주일) 마르 4,35-41

하느님의 무상의 사랑은 살아갈 때 부딪치는 역경과 곤란 앞에서 우리들의 기쁨과 용기의 원천이 된다.

그리스도인이 되기 위한 용기

마르코 복음서 4장은 이번 주일의 복음 이야기로 마무리하는 하느님나라에 관한 많은 비유들로 이루어진다. 생명과 정의의 하느님나라는 주님으로부터 오는 선물이다. 믿음을 갖는다는 것은 그 은총을 환영하고 하느님나라의 요구들을 우리의 것으로 삼는 것을 의미한다. 믿지 않고, 주님께 신뢰를 두지 않는 미묘한 길이 있다. 그것은 두려워하는 것이다. 이 두려움은 미묘하다. 왜냐하면 거부같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상황을 더 깊이 들여다보아야 한다. 오늘 읽고 있는 복음 구절에서, 두려움은 믿음의 부족과 똑같은 것으로 자리 잡는다: “왜 두려워하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마르 4,40)

이에 상응하는 마태오 복음의 구절은 “믿음이 부족하다”고 표현한다.(마태 8,26) 마르코 복음서는 마태오보다 더 신랄하다. 그러나 뜻은 똑같다. 믿음이 있다면 두려움도 없다.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처지는 너무나 열악하고,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폭력, 그리고 폭력이 일으키는 실망과 비관은 복음화의 과제를 수행하는 교회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한다. 우리 각자에게도 큰 도전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여, 어떤 이들은 실제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는 구실들을 찾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들은 진정한 복음적 자세가 요구하는 결단으로부터 도망가려고 한다. 그들은 현재의 안전을 잃을까 봐 두렵다 -혹은 그들의 특권을- 그래서 주님의 뜻에 전적으로 따르고 대기하기를 거부한다. 오늘의 말씀은 우리 모두에게 복음이 주는 도전 앞에서 두려움이 매우 중대한 것을 숨기고 있다고 상기시켜 준다. 그것은 믿음의 결핍이라는 문제다.

"왜 두려워하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이미지 출처 = Pixabay)

모든 것이 새롭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우리의 평범함에 대하여 편안하게 느끼고,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질문하기보다 인사만 하는 잘 아는 길로 다니기를 더 선호한다. 우리는 낡은 구조 속에서 항상 생명과 새로움인 메시지를 덮고자 한다. 그러한 태도에서 보이는 대부분의 기준은 먼저 우리들의 평화와 차분함인 것 같다. 그런데 복음이 요구한다.

그러나 만일 어떤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 있다면, 새로운 창조가 일어난다. 모든 낡은 것이 사라진다.... 모든 것이 새로워진다.”(2코린 5,17) 그리스도 안에 산다는 것은 다른 이에 대한 섬김에 있어 상상력과 창의성을 요구한다. 그리스도인들은 끊임없이 사랑하는 형태를 발명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의무라는 형식의 편안함에 빠져 있지 않고 구체적인 사람들, 우리의 이웃들, 특히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오늘날의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쫓아간다. 이것은 우리가 만들어 내는 문제들로 편협하게 마음이 산란해지지 않기를 요구한다. 우리는 비인간적인 실제를 직접 대면하기를 회피하고 우리에게 질문을 제기하지 않는 곳에 자리 잡으려고 한다. 바오로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친다.”(2코린 5,14) 우리도 이와 똑같은 긴급함을 경험해 보자.

욥기의 구절은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일련의 질문들로 시작되는데- 우리에게 하느님의 무상의 사랑이 세계 질서 안에 있으며 그것이 모든 것에 의미를 준다고 말해준다. 그 사랑이 우리 기쁨의 가장 깊은 샘이다. 그러나 그 사랑은 또한 항상 요구하는 사랑으로서, 우리들이 하느님과 다른 이들의 삶에 열리기를 바란다. 믿음이 있다면 어려움과 위협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비록 휴식이 없다 하더라도, 심오한 평화가 있다.

구스타보 구티에레스 신부
1928년 페루 리마 출생. 의대를 졸업한 뒤에 사제로 살기로 결단했다. 사제가 된 뒤에는 리마 가톨릭대학에서 신학과 사회과학을 가르치면서 리마 빈민지역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목을 했다. 대표적인 해방신학자로 빈민의 관점에서 복음을 증거해 왔다. 주요 저술로는 "해방신학"(1971)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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