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공사 직접고용 요구하는 천막농성 시작

열차 승무원의 직접고용 여부가 철도 비정규직 정규직화 논의와 함께 검토되고 있다. 이는 2006년부터 계속된 KTX 해고승무원 문제와 직결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열차승무 업무에 대해 연구용역을 거쳐 직접고용을 추진하는 방안이 나오자, 철도노조 KTX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카타리나)은 “낙관할 수 없다”면서, 서울역 앞 천막농성을 이어 가겠다고 25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현재 철도 노사 교섭과 함께,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위한 노사전문가협의회가 운영되고 있다.

5월 24일 철도노조 발표에 따르면 23일 서울에서 열린 노사전문가회의에서 한국철도공사는 열차승무, 여객매표, 고객센터 등 자회사 위탁 업무에 대해 연구용역을 맡겨, 이 업무가 '생명안전업무'라는 결론이 나오면 노사전문가협의회 명의로 직접고용을 건의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들 업무가 '생명안전업무'에 속하는가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신년사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다루는 업무,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정규직으로 고용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등, 현 정부가 생명안전업무의 정규직 직접고용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회의에 관해 철도노조는 “전문가들이 연구용역에 부정적 의견이었지만, '같은 논의를 되풀이하고 있을 수는 없고 논의가 더 이상 지연되는 게 당사자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한을 정해 노사간 협의를 진행하고, 쟁점 사항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조정 중재안을 제시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노조 발표에 따르면, 철도공사가 전문가 조정 중재안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철도노조도 앞으로 내부 논의를 거쳐 6월 초까지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철도노조 KTX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은 노사전문가 회의에서 논의된 대로 연구용역 결과 KTX 승무 업무가 생명안전업무라고 확정되고 철도공사가 받아들인다면, “저희 문제(해고자 복직, 승무원 직접고용)도 순조롭게 풀리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에 따르면 현재 KTX승무지부에 조합원 33명이 있으며, 이들은 모두 2006년 다른 자회사로의 이적을 거부하고 철도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인 끝에 해고된 이들이다. KTX 해고승무원 문제는 2006년 철도유통이 맡던 승무사업을 철도공사가 반납 받은 뒤, 당시 KTX관광레저(현 코레일관광개발)에 다시 위탁하면서 불거졌다.

철도노조 KTX승무지부 김승하 지부장(가운데)이 5월 24일 서울 서부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있다. ⓒ강한 기자

정수용 신부, “해고자 복직이 마지막 단추”

한편, 철도노조 KTX승무지부, KTX 해고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KTX 승무원 대책위)가 함께 5월 24일 서울 서부역에서 복직과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농성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KTX 승무원대책위 공동대표 정수용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는 “빨리 달리고 많은 사람들이 타는 열차의 승무원 등 안전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철도공사의 직접고용 관계에 있어야 보장된 신분 안에서 생명과 안전을 더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 이야기”라고 말했다.

정 신부는 “작년에 종교계, 노동, 시민사회, 여성단체가 대책위를 꾸리고,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환수금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중재에 나서 어려운 고비를 넘겼다”면서, “해고자들이 일터로 돌아가는 것만 남아 있는데, 마지막 단추를 채우는 게 왜 이렇게 어렵게 느껴지나 모르겠다”고 말했다.

환수금 문제는 2015년 대법원이 해고 승무원들이 철도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보전 및 임금지급가처분소송’의 1, 2심을 뒤집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해고자들이 이미 받은 해고기간 임금을 되돌려 줘야 하는 상황에 빠진 일을 말한다.

환수금 문제는 2018년 1월 법원이 “종교계가 제시한 중재안에 따라 KTX 해고 승무원은 원금의 5퍼센트인 총 1억 4256만 원(1인당 432만 원)을 2018년 3월 말까지 철도공사에 지급하고, 철도공사는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는 내용의 조정을 권고”하고, 양측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풀렸다.

끝으로 정 신부는 “우리 모두 큰 책임을 느끼고, 하루 빨리 해결되고 직접고용되도록 철도공사와 오영식 사장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하며, 가슴 아프지만 다시 한번 이들의 농성을 지지하고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KTX 해고승무원 말고도 서울역 안에서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농성하고 있다. 해고승무원들은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집회, 문화제를 열 예정이며, 종교인들과 함께하는 108배, 오체투지, 기도회도 계획하고 있다.

5월 24일 서울 서부역에서 철도노조 KTX승무지부, KTX 해고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농성 천막을 설치하고 있다. ⓒ강한 기자
5월 24일 서울역 안에서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농성하고 있다. ⓒ강한 기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