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중의 단식은 사람을 쓰고 버리는 문화에 맞서는 일”

천주교, 개신교, 불교가 함께 기도회를 열어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의 빠른 복직을 기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 한국 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 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는 3월 23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공동호소문을 내고 “쌍용차 해고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기를 간절히 염원하며, 이를 위해 모두가 적극 나서 줄 것을 간곡히 호소”했다.

세 단체는 “회사는 최근 26명의 신규채용 인원 중 8명을 해고자 중에서 뽑을 테니 면접에 응하라는 황당한 전달을 보내 왔다”며 “이는 10년을 함께 싸워 온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이며, 오히려 더 큰 상처가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쌍용차가 경영상황 호전에도 “(약속대로) 해고자들을 복직시키지 않는 것은 해고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온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세 단체는 쌍용차 사측에 해고 노동자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행동을 멈출 것, 해고자 복직을 위한 노노사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며 복직 시기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국민들에게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3월 23일 정부서울청사 앞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을 위한 3개 종교 기도회'에 참여한 이들이 공동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강한 기자

이날 기도회에는 세 단체 소속 성직자, 평신도들을 중심으로 40여 명이 모였다.

정수용 신부(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는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 23일째 단식 중이라며, “그의 단식 소식을 들었을 때, 시기가 절묘하게 사순 시기여서, 이 시대의 탐욕을 온몸에 안고 죄를 대신 갚는 단식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정 신부는 김 지부장의 단식은 “쌍용차 문제의 해결만이 아니라 사람을 쓰고 버리는 배척의 문화에 맞서, 노동과 인간의 존엄성을 외치는 단식”이라고 말했다.

정 신부는 “우리는 잘못된 정리해고가 얼마나 아픈 결과를 낳는지 쌍용차 해고자들의 희생 덕분에 알게 됐다”며 “이제는 힘이 더 많으면서 고통을 일방적으로 전가한 쪽이 이들에게 명예를 되돌려 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충열 쌍용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회사가 소수 인원에 개별적으로 면접 통보를 하는 것이 조합원 입장에서 너무 억울하고 황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지부에서 처음에는 면접을 보지 말자고 결의했지만, “동지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 해서 저희 임원들은 면접을 보시라고 결정했다. 이번에 8명이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쌍용차 영업소 앞 1인시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120명 모두가 복직될 때까지 관심과 연대를 요청했다.

앞서 3월 14일 서울 쌍용차 서초교대영업소 앞에서 해고자 즉각 복직, 손해배상 철회 약속 이행을 요구하는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이 열렸고, 같은 때 전국의 쌍용차 영업소 300여 곳 앞에서 1인시위와 집회가 진행된 바 있다.

3월 23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을 위한 3개 종교 기도회'가 열렸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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