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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봄을 여는 21세기 여성들과 나누는 기억의 연대[책장을 넘어 세상으로 16] "여성 천주교와 만나다", 김정숙, 박주, 손숙경, 신영숙, 금경숙, 장정란, 최혜영, 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 2008

2018년 3월 22일 2018분(33시간 38분) 동안 ‘#미투’ 캠페인에 동참하고 이를 지지하는 발언을 이어가는 자리가 마련된다.

“지난 15일 출범한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3월 22일 오전 9시 22분부터 23일 오후 7시까지 서울 청계광장에서 ‘2018분 이어 말하기’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시민행동 쪽은 “성폭력이 만연한 세상에 분노하고, 변화를 촉구하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발언자로 참가할 수 있다. 변화에 동참하고 싶은 (사람도) 누구나 이 자리에 함께하실 수 있다”고 밝혔다. 
23일 이어 말하기 행사가 끝난 뒤에는 ‘성차별, 성폭력 끝장문화제-#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란 촛불 문화제가 이어질 예정이다. 시민행동은 ‘성평등 사회’로 향할 수 있도록 한국여성단체연합, 참여연대, 민주노총, 환경운동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한국 사회의 범 시민사회 337개 단체가 모여 꾸렸다. 연이은 성차별, 성폭력 피해 폭로 움직임이 한국 사회 내 성별 권력 구조의 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댄 것이다. 
시민행동은 이 밖에도 미투 운동 과정에서 터져 나온 증언과 대응방식을 한데 모으는 백서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미투 관련 정부 대책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오는 6월 치르는 지방선거 공천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원문: http://www.hani.co.kr/arti/society/women/836902.html)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진행되고 있을 청계 광장의 사람들(여성 남성 LGBT)과 마음으로 함께하면서 지금 우리의 자리를 확인하는 작업 또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 긍정한다.

2018년 Me Too 선언여성대회 '성차별, 성폭력 끝장문화제' 포스터. (이미지 출처 = 한국여성민우회 홈페이지)

또 하나의 사건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시계가 자정을 넘은 직후에 이명박 전직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것이다. 10년 동안 그를 추적하던 주 기자는 떠나는 호송차를 향해 무게 있는 한마디를 날렸다. “ 이명박 각하, 감옥에 가서는 제발 예수 믿으세요. 돈만 믿지 마시고.…”
(https://www.youtube.com/watch?v=tM_nZDJIwFw&feature=share)

간절히 바랐지만 이루어질 것 같지 않았던 상징적인 두 사건이 밤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눈이 심하게 오는 밤을 지나 화창한 봄날이 열리는 것이 자연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 사회에서도 이루어지는 것에 놀란다. 우주의 기운이, 하느님의 영이 살아서 온 우주와 인간의 활동에 함께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기에 무한히 고마울 뿐이다. 알면서 못 따라하는 인간이 미욱할 뿐!

개신교의 장로로 서울시를 “하나님”에게 바치는 기도를 공개적으로 드리기도 했던 그 내외는 불교에서 법명도 받았고, 뇌물도 받았다. 이제 비로소 돈의 신을 섬기는 그가 저지른 다양한 죄목들이 열리면서 그가 모았던 돈 저수지의 둑이 터질 것이다. 그와 함께 물이 모자라 싹을 피워 내지 못하던 새싹들이 단비를 맞아 땅을 딛고 솟아나듯이, 대한민국의 피 같은 돈들이 제대로 돌아서 골고루 잘사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간절히 기다려 본다. 묶인 돈은 순환되지 않는 피처럼 암덩어리가 되기에, 곳곳에 뭉쳐 있는 돈덩이들을 찾아서 부스러뜨리는 것은 암을 찾아서 녹이고 피돌기를 회복시키는 것처럼 이번 정부에서 이루어야 할 중요한 수술이 될 것이다.

경제의 암이 되는 돈뭉치들을 녹여서 단비같이 흐르는 돈이 되기를 기원하며 가슴에 묻혔던 암덩이들을 피를 토하듯 토해 내고 있을 여성 사람들을 떠올린다. 성적 수치감 때문에 폭력을 당하고서도 폭력이라고 말할 수 없었던 여성들이 새로운 아침의 눈을 뜬 것이다. 성폭력은 그저 폭력일 뿐!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된 때문일 것이다. 크게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이 아이를 낳는 대상으로 전락하여 그 인격성을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폭력을 당한 여성이 그 가해자와 결혼을 하는 것은 다양한 가부장제 사회에서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는 관행이다. 

여성을 소유의 대상으로 보았기 때문에 십계명에서조차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고 하였다. 그래서 “남의 남자는 탐내도 됩니까?”라는 농담도 생겨났다. 보수 정당의 대표인 국회의원은 여성에게 돼지 발정제를 먹여서 성폭행을 하려는 친구를 도왔다는 고백을 하였다. 성관계를 맺으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소유물이 된다는 사고방식은 여성의 마음이 아니라 몸을 점령하려는 방식이 용인되는 그 시대의 발상이었다. 여성은 그저 암컷이었던 것이다. 

1991년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1924-97)이 기자회견을 통해 최초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날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최초로 국제 사회에 제기된 날이다. 그의 첫 폭로 이후에 많은 여성들이 증언을 시작했고 떠돌던 소문의 실체가 밝혀지지 시작했다. 일제 강점기 전쟁에 끌려가 식민통치국가권력에 의해 조직적인 성폭력을 당한 것을 밝힌 그 여성들은 오늘 진행되고 있는 Me Too(다 역시 성폭력을 당했다) 발언의 시작이었다.

원하지 않는 다양한 성관계가 가부장제적 위계질서 속에서 거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어났고 피해자인 여성은 그 폭력의 상황을 알리지 못한 채, “몸을 더럽힌 나쁜 여자”가 되어서 그 폭력의 고통과 함께 결함이 있는 자신의 몸을 탓하며 가슴에 암덩어리를 끌어안고 살아오고 있었다. 오늘의 Me Too(나 역시 성폭력을 당했다) 운동은 비로소 여성이 자신의 몸의 주인이 된 사건이다. 여성이 남성과의 관계에 의해 어머니, 부인, 첩, 딸, 며느리로 존재하던 것에서 스스로 남성에게 의존하지 않고서도 자신의 사람인 것을, 성폭력을 당해도 그의 존엄성이 무너지지 않는 것을 인식하는 실존적 독립선언이다. 여성의 경제적 독립이 이루어지면서 의식의 독립 또한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하겠다.

젊은 친구들은 “원하는 성관계”를 차 한잔 마시는 것에 빗대어 이해할 수 있는 홍보물도 만들었다. 잠든 여성을 성폭행하는 것은 자고 있는 사람에게 뜨거운 차를 들이붓는 것만큼이나 어이없는 행동이라는 것이다.(http://www.huffingtonpost.kr/2017/11/17/story_n_18576994.html)

"여성 천주교와 만나다-한국 가톨릭 여성사", 김정숙, 박주, 손숙경, 신영숙, 금경숙, 장정란, 최혜영, 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 2008.

이렇게 빠르게 솟아나는 봄기운을 맞이하면서 시대의 분수령이 되었던 일련의 사건들을 떠올려 본다.

그 처음은 조선 천주교를 잉태했던 여성들이다.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가는 여성들을 신여성이라 한다면, 신여성의 계보에서 조선 천주교의 여성들은 근대의 시작을 준비한 신여성이라 할 수 있다. 근대 조선의 정치적인 변화 시기에 새로운 사회를 꿈꾸며 천주의 가르침에 따라 여성을 인간으로 인식하고 주체적인 삶을 개척한 여성들은 가브리엘 천사의 방문을 받고 그리스도의 탄생에 자신의 몸과 마음을 드려 헌신한 나자렛의 소녀 마리아의 후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 천주교의 시작을 회고하면, 그 1단계는 1784년 이승훈이 북경에서 세례를 받고 귀국하여 명례방에서 주일모임을 시작한 것이다. 초기 교회의 특징은 복음 전파의 초기 단계로 조선사회의 유교적 사회가치와 충돌하고 여러 차례 박해가 일어난 것이다. 제사를 거부하여 발생한 1791년 진산사건으로 신해박해 시작되었고 양반층이 배교를 하면서 교회는 중인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1795년 중국에서 주문모 신부가 입국하고 정약종이 명도회 회장으로서 교리서 "주교요지"를 저술하고 전교에 힘쓰며 조선천주교회의 2단계가 시작되었다. 이때 천주교의 가르침은 효도에 앞서는 천주 공경과 만민평등으로, 부자 중심의 대가족에서 부부 중심의 가족제도를 말하였다. 또한 유교적 삼강오륜을 대치할 수 있는 7죄: 탐욕, 오만, 음탕, 나태, 질투, 분노, 색욕; 7덕: 은혜, 겸손, 절제, 정절, 근면, 관용, 인내 등을 가르침으로써 근대적 사회의 이념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활발하게 교세를 확장하던 교회의 중심에는 강완숙(1760-1801)과 그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여성공동체(1795-1801)가 있었다. 주문모 신부를 공동체에서 머물도록 배려하며 미사와 세례를 집전하고 경제적으로도 공동체의 기반이 되어 초기 그리스도교의 공동체가 재현된 모습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1800년 순조 즉위로 정순왕후의 섭정과 남인 숙청이 시작되고 오가작통제가 강화되어 집회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강완숙 공동체의 여성들은 그 시대적 한계를 극복한 모습을 보인다. 그들을 비판적으로 표현한 것을 보자: 천주교 여성들의 문제점은 집을 떠나 상경하고 천주학에 빠진 것이다. 그들은 여러 집을 돌아다니고, 결혼을 거부할 뿐 아니라, 처녀가 과부를 자처한다. 남녀가 함께 집회하고 중국인 신부에게 영세를 받은 뒤 이웃을 천주학으로 유혹한다. 부모가 준 이름이 아니라, 영세명을 갖고 미풍양속을 해한다.

당시의 사회적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행동과 언문으로 이루어진 교리학습은 여성 교육의 시작이었다. 여성들은 자신의 존엄성을 인식하고 개인의 결단으로 남성들과 동등한 사회활동을 지향하였으며, 혼인서약을 시작하고 민며느리를 금지하였으며 일부일처 부부동거, 쌍방의무, 이혼, 중혼금지, 재혼인정을 통해 여성이 남성과 함께 인격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존재인 것을 알렸다.

강완숙의 공동체는 여성의 공적 활동과 새로운 사회경험으로 구성되었고 자발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성사집전을 유지하도록 협력하였으며, 신자조직, 교육, 경제 활동 수행, 남성 신자들과 동료로서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천주교 사상을 기반으로 근대 신여성의 맹아를 형성하고 나아가 새로운 사회의 패러다임과 변화의 기반이 되었다.

가톨릭여성연구원의 김정숙, 박주, 손숙경, 신영숙, 금경숙, 장정란, 최혜영이 공동 집필한 책, "여성 천주교와 만나다-한국 가톨릭 여성사"는 여성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여성의 관점에서 한국교회 초기의 여성들을 소개하고 재평가한 귀한 자료로서, 한국 가톨릭 여성들의 교과서로 사용될 만한다. 

논점을 정리하고 전망한 글에서 원장인 최혜영 수녀는 가톨릭 여성으로서 뚜렷한 정체성과 사명감을 가진 여성 지도자, 시대적 징표를 읽어 변혁을 가져오는 여성 지도자로 조선 천주교회의 여성들을 평가하고,(301-302쪽) 21세기에 그 가치를 되살려서 여성 상호간의 연대와 협력, 나아가 시민단체, 세계여성, 남성들과의 연대와 협력이 필요한 것을 역설하였다. 그의 전망처럼 교회 안에서도 Me Too 운동이 확산되는 것은 가부장적인 교회의 쇄신과 여성들의 활동이 사목적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18년에 열린 '신여성 도착하다' 전시회 포스터. (이미지 출처 = 국립 현대미술관 홈페이지)

조선 천주교의 여성들이 등장한 100년 뒤, 1920년대에 “신여성”이란 이름으로 등장한 여성들 또한 주목할 시대적 변화의 주체들이었다. 1800년대 말, 근대화와 함께 등장한 여성들은 전통적 가부장제를 거부하고 근대교육을 통해 식민지 여성으로서 성평등 의식을 가진 개화된 여성들이었다. 개화기에서 일제 강점기 여성이 드러내는 시대적 상징성과 정체성의 다층적 변화를 보여 주는 이들의 모습은 2018년 4월 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신여성 도착하다'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다.

1부 ‘신여성 언파레-드’에서는 신여성의 모습(양장 단발머리 하이힐…. 결혼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신여성의 상징), 여성잡지 표지, 그들이 작곡한 음악을 만날 수 있다. 신여성은 기생, 모던 걸, 자유연애, 도시화, 소비문화, 대중문화와 연결되며, 식민지 여성들이 맞은 정치 사회적 변화와 도덕적 긴장과 갈등을 만날 수 있다.  

2부 ‘내가 그림이요 그림이 내가 되어: 근대의 여성 미술가들’에서는 창조적인 주체로서 활동한 여성 미술가들을 소개하는 글과 사진과 나혜석, 나상윤, 정찬영, 박래현, 천경자가 그린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3부 ‘그녀가 그들의 운명이다: 5인의 신여성’에서는 대표적인 신여성 다섯 명으로 미술가 나혜석(1896-1948), 작가 김명순(1896-1951), 여성운동가 주세죽(1901-1953), 무용가 최승희(1911-1969), 대중음악가 이난영(1916-1965)을 조명한다.

신여성의 특성은 전통에서 벗어나 근대성을 수용하고 자유와 해방을 추구하고, 독립된 인간으로 여성의 자립을 추진한 것이다. 또한 그들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 제도적 불평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근대교육을 받고 공인으로 활동하며 다른 여성들과 연대를 도모하였다. 현대의 작가, 예술가인 세 명의 여성 김세진, 김소영, 권혜원은 신여성을 기억하고 재해석하여 지속적인 담론으로 이끌어 내려는 시도 안에서 21세기 여성의 미래를 전망한다.

여성의 몸은 시대성을 표현하는 기호이며 논쟁과 갈등의 장이었다. 그런데 여성들은 “몸의 패러다임 전환”에서 철저하게 대상으로 머물렀다. 그것이 가부장제 시대를 관통하는 담론의 형식이었다. 여성들의 의식이 얼어 멈추었던 겨울이 지나고 있다. 여성들이 같은 주장을 해온 목소리는 시대가 지나며 보다 더 넓게 공명되었고, 이제 봄~~~~~~~이 와서 다 녹아내릴 참이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고역에 짓눌려 탄식하며 부르짖었다. 그러자 고역에 짓눌려 도움을 청하는 그들의 소리가 하느님께 올라갔다. 하느님께서 그들의 신음 소리를 들으시고,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맺으신 당신의 계약을 기억하셨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을 살펴보시고 그 처지를 알게 되셨다.(탈출기 2,23-24)

이 봄에 함께하고 싶은 이들은 누구나 “With You(함께합니다. 당신에게 힘을 보탭니다)”로 참여할 수 있다. 마치 하느님이 With You로 그 가엾은 이들을 당신의 백성으로 선택하셨듯이....

최우혁(미리암)
종교학과 신학을 교차하며 공부하였다. 예수의 데레사와 에디트 슈타인을 중심으로 교황청 데레사대학에서 영성신학을 공부하였고, 에디트 슈타인의 마리아론으로 교황청 마리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강대학교 강사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소속 가톨릭여성신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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