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언제부터인가 가톨릭 교리와는 동떨어진 가르침을 전하며 신자들을 현혹하는 세력이 교회 내로 침투하고 있나 봅니다. 

저는 본당에서 활동한 경험이 없어서 요즘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둔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나 심각하게 그런 세력이 잠식했는지 잘 모르지만, 오가며 있어 들렀던 여러 본당에는 그런 이들을 조심하라는 경고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대신 제가 일하는 대학 캠퍼스에서는, 그 세력이 학생들에게 이성친구 맺어 주기 등의 이벤트를 마련하여 접근을 시도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제 강의에 왔던 학생 하나는, 이 세력이 전략적으로 놓은 미끼에 걸려들어 그들만의 모임에 섞여 들어갔었다고 합니다. 성경읽기 모임에 나갔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뭔가 이치에 안 맞는 이야기를 하기에 온갖 핑계를 대고 간신히 빠져나왔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세력이길래....? 독자분들 대부분은 이미 그 이름을 머리에 떠올리셨을 겁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줄여서 신천지입니다. 지금은 없어진 정당 이름, 새누리가 신천지의 순한글이라고 해서 한때는 그 정당과 이 신흥종교가 서로 한통속이라는 음모론도 횡행했었습니다. 

신천지는 그리스도교의 한 교파라고 볼 수 없는 신흥종교입니다. 이 종교의 창설자 이만희 총회장을 성령이라 여기고, 그의 영생불사를 믿는다고 하니 그리스도교는 아닌 것이죠. 그래서 새로운 그리스도교의 분파로 볼 수 없고, 그냥 다른 종교입니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에서 그들 나름의 표현의 자유를 인정할 필요는 있으니까요. 단지, 그들은 그리스도교의 용어를 빌려다 쓰고 있을 뿐입니다. 

이 종교는 매우 전략적으로, 그리고 공격적으로 신도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개신교와 천주교 신자들에게 접근하여 그들의 모임으로 끌어들인다고 하니 교회마다 신천지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교회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움직임은 당연한 반응으로 보입니다.

신천지 창설자 이만희 총회장. (사진 출처 = 신천지 홈페이지 갈무리)

교묘하게 침투하는 이들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개신교의 여러 교회에서는 이들을 행동을 분석하여, 신천지 구별법, 신천지 퇴치법 등 나름대로의 대처 방안을 마련한 모양입니다. 이 방안을 참고로 간단히 몇 가지만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람들과 모여 성경공부를 하면서도 그런 모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숨기라고 합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억지스런 교리를 삽입하면서, “재림의 때에 출현하는 약속의 목자, 이긴 자가 있다”고 가르칩니다. 이긴 자는 이만희 교주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종교 박해 시대도 아닌 한국의 오늘 상황에서 “숨기라”고 하는 지침에 대해서는 모두 의심을 가져야 합니다. 숨기는 자가 범인입니다.

성경공부를 통해, 육적 이스라엘, 영적 이스라엘, 영적 “새” 이스라엘을 언급하면, 신천지입니다. 여기서 새 이스라엘은 영적인 새 선민, 즉 신천지를 의미합니다. 새 선민은 14만 4000명이고, 그들만이 영생을 얻게 된다는 주장을 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수가 14만 4000명이 되면 종말이 온다고 했지만, 이미 그 신도 수가 그 숫자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세상에 종말이 안 오는 걸 보면, 뭔가 ‘에러’가 난 모양입니다.

그들이 그리스도교가 아닌 것은 또한, 사도신경을 부정하고 있고, 오히려 기성 그리스도교를 이단시한다는 데 있습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어이가 없는 일이 되겠습니다.

신천지에 대해서는 개신교에서 분석해 놓은 자료들이 훨씬 많습니다. 독자분들도 그런 자료를 참고하여 합리적 의심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신천지와 같은 종교가 가지는 악덕은 그들이 보여 주듯이, 이웃 종교에 대해 예의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런 태도 한 가지만으로도, 그들이 믿는 신은 자비하신 하느님이 아닙니다. 우리들 역시 하느님께서 보여 주시는 그 관대함과 자비를 따르지 않는다면, 모르는 새, 유사 그리스도인이 될 것입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운영실무.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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