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지난주에, 전대사를 받기 위해 신자들이 모여 사도신경,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을 하라는 본당사제의 안내를 잊어버린 미사 해설자의 이야기를 들려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를 읽다가 어떤 독자분이 연상작용처럼 '사도신경은 어쩌다 생긴걸까?'라는 질문을 떠올리셨네요.

사도신경에 대해서는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과 비교하여 속풀이에서 간단히 다뤄 본 적이 있습니다만(“한국에서는 왜 '사도신경'만 바치는 건가요?”), 유래에 대해서는 매우 간단하게만 언급한 기억이 납니다.

사도신경에 관해 전해 오는 전설은 열두 사도들이 모여서 각자가 예수님을 통해 배운 한 가지씩 내어 놓아 엮은 신앙고백 목록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사도신경이 생겼다고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믿어 왔던 것이지요. 

마태오 복음에서 베드로가 예수님에 대해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16,16)라고 고백한다거나, 에티오피아의 내시가 “나는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습니다.”(사도 8,37)라고 고백하고 사도 필리포스로부터 세례를 받는 장면에서 간결한 신앙고백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열두 사도들이 어느 날 모여서 앞으로 그리스도인이 될 사람들을 생각하여 사도신경을 만들었는지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그렇게 믿어 왔을 뿐, 확인할 근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도신경에 나타난 신앙고백 목록들이 사도들의 가르침과 무관하지 않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고 합니다.(가톨릭대사전, '사도신경' 항 참조)

예수와 함께 있는 사도들. (이미지 출처 = en.wikipedia.org)

5세기의 신경에는 "천지의 창조주”, “잉태되어”, “고난을 받으시며 죽으시고 저승에 가시어”, “보편된”, “모든 성인의 통공”, “영원한 삶” 등의 표현이 없었는데, 6세기에 와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으로 완성된 것으로 보입니다.(같은 책 참조) 이후, 지금까지 모든 서방교회(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사도신경은 세례의식에 사용되며, 주일미사 때마다 신자들은 신경을 외면서 신앙을 새롭게 합니다.

생각난 김에 사도신경의 신앙고백 목록을 열두 개로 끊어 볼까요?

1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 

2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3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4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고 묻히셨으며

5 저승에 가시어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6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천주 성부 오른편에 앉으시며 

7 그리로부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

8 성령을 믿으며 

9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와 

10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으며

11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12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아멘.

이렇게 나열된 조목에 더하여 나만의 신앙고백이 있다면, 한 번 덧붙여 보시기 바랍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센터장, 인성교육원장,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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