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좋은 길이 어디일까 묻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마흔 가지 질문

- 닐숨 박춘식

 

허연 수염발의 시골 사제가

사순절은,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마흔 가지 질문을 만들고

마흔 가지 대답을 하는 기간이라고 풀이합니다

마흔 가지 질문을 사십일 동안 만들어도 좋으니

꼭 스스로 적어보라고 말합니다

 

엄마 엄마,

왜 시계 바늘은 항상 같은 자리에 뱅뱅 돌아가나요

이렇게 물어보던 아이를 생각하며 적습니다

? 하느님께서는 넘치는 사랑으로 오늘은 무얼 하세요

? 화날 때 분풀이 소주를 어떻게 참아야 하나요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갈림길에 서서 살펴보고 옛길을 물어보아라.

좋은 길이 어디냐고 물어, 너희 영혼이 쉴 곳을 찾아라”

(예레미야서 6:16)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8년 2월 12일 월요일)

 

여기저기 부산하게 다니는 동안 주말을 만납니다. 서너 번 달력에 무얼 기록하고 나면 다음 달이 시작됩니다. 역시 사순절도 해마다 어김없이 나타납니다. ‘하느님은 서클(circle)이시다’라는 말이 실감 납니다. 그리고 사랑은 원형의 환(環)처럼 반복 행위 안에서 점점 성장하거나 원숙하게 변모한다는 말이 맞는 듯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올해도 그리스도님의 고통을 되새기라고 사순절을 주십니다. 고통은 고통 안에서 더 깊은 의미를 가지는데, 곧 고통은 하느님 사랑의 또 다른 모습임을 일러 주십니다. 개개인의 성장이 주위에 빛이 될 경우, 한반도가 더 밝을 수 있다는 생각도 가져 봅니다. 무엇보다 기도를 많이 바치신다면, 하느님의 은혜가 큰 강물을 이루게 되고 그리고 우리나라의 각가지 어려움이 하나하나씩 풀려나리라는 기쁨도 커지리라 여깁니다. 자기 성장을 위하여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습관을 가진다면 하느님께서도 매우 기뻐하시리라 믿습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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