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박춘식]

'시메온과 아기 예수', 에르트 데 겔더. (이미지 출처 = Wikimedia Commons)

2월 2일이 시춘(始春)인 듯이

- 닐숨 박춘식

 

긴긴 겨울의 끝이 보이는 성전에서

시메온의 감사와 찬미 기도는 봄을 알립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봅니다 ‘이 아기는’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 십니다 *

 

주님 제단에 촛불 바치는 우리의 오늘 정성은

입춘대길을 잇는

시춘대은(始春大恩)입니다, 이날

마리아 님께서 제물로 바친 두 마리 흰 비둘기는

예루살렘 하늘 높이 세 번 선회한 다음

지금

한반도를 향하여 날아오고 있습니다

 

<출처> 닐숨 박춘식 미발표 시(2018년 1월 29일 월요일)

* 루카 복음서 2,30.32

 

시춘(始春)은 입춘(立春) 또는 입춘 15일 전을 말하는 단어입니다. 시춘을 여기에서는 입춘으로 생각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둘째 연의 ‘이 아기는’라는 단어는, 성경을 찾아 읽지 않아도 편안하게 이해하도록 삽입했습니다. 그리고 ‘비둘기’는 아기 예수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님이, 주님의 율법에서 “산비둘기 한 쌍이나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를” 바치라고 명령한 대로 바친 제물입니다. 흰 비둘기라고 표현한 이유는 평화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아주 엉뚱하고 무례한 생각입니다만, 많은 분이 겸손 안에서 기도를 엄청 많이 바치면 성모님께서 북한이나 중국에 발현하시어, 전쟁 같은 두려움과 혼란을, 평화로 이어지는 길로 변화시켜 주시리라는 생각이 자주 일어납니다. 기도의 힘이 얼마나 큰지 보여 줄 가장 좋은 시기이고, 그리고 2월 2일 주님 봉헌 축일이 평화의 촛불이 되도록 마음을 모으고 기도를 모으시면 얼마나 좋을까 혼자서 생각해 봅니다.

닐숨 박춘식
1938년 경북 칠곡 출생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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