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속풀이 - 박종인]

요즘은 성당에서 세례명(洗禮名)을 물을 때 어떻게 질문을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어릴 때에는 세례명을 물을 때 “본명(本名)이 뭐죠?”하고 물음을 받거나 물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주일학교 출석부에도 이름 칸이 있고, 그 옆에 본명이라는 칸이 있어서 세례명을 적어 놓았던 기억도 어렴풋이 납니다. 아무튼 그때는 그것이 당연히 그런 것이려니 받아들이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이 저만의 기억이 아니며, 요즘도 성당에서는 종종 “본명”에 관한 질문을 받는 분들이 계신가 봅니다. 어쩌다가 나의 이름, 즉 본명이 세례명이 된 걸까요?

사실, 본명은 자신이 세상에 태어나 부모님이나 작명소 소장님이나 일가친척 중에 작명 좀 하시는 분이 지어 주신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가톨릭 세례를 받으면서 세례명에 밀리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천주교 용어사전 참조)

그러니까 세례명이 바로 세례로 새로 태어난 이의 본명이 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원래 본명이었던 내 이름은 속명(俗名)으로 구분되었던 것이고요. 말 그대로 세속의 이름인 것입니다. 

즉, 세례성사가 주는 영적인 탄생, 영원한 삶의 의미가 강조된 것입니다. 이런 배경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용어가 혼동을 불러 일으켰던 것이고요. 

요즘은 성당에서도, 세례 때 받은 이름은 그대로 세례명, 일반 사회에서 불리는 이름은 그대로 성명 혹은 이름으로 부르는 분위기일 것이라고 어림해 봅니다. 

새해에는 내가 가진 세례명의 성인이 어떤 분인지 혹은, 어떤 의미인지 잘 되새겨 보고 그 삶과 정신을 살리는 삶을 일궈 볼까요?

가톨릭에서 세례 받을 때 성인의 이름을 따서 자신의 세례명을 짓는다. (이미지 출처 = 서울대교구 굿뉴스 성인목록 갈무리)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운영실무.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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