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교류도 기대

가톨릭교회 등 종교계도 이번 남북 고위급회담을 환영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이은형 신부는 “남북 간의 긴장, 경색을 풀어 갈 좋은 기회이며 첫 출발점으로서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것을 우리도 적극 환영한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 신부는 이번 회담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한 말을 인용하며, “이런 기회를 통해 (남북한이) 하나하나 풀어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 신뢰 쌓으며 풀어야”

이 신부는 북핵 문제에 대해 “모든 일이 한꺼번에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핵 문제는 더 많은 대화로 서로 신뢰를 쌓으며 풀 문제”라며 “너무 전면에 내세우면 제대로 출발도 못하고 어긋날 우려가 있기에 지혜롭게 풀어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남북 화해의 물꼬를 트는 좋은 기회”가 됐다면서, 북한의 방문단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신부는 “평창 올림픽에 북한 종교계 인사까지 올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올림픽이 끝나는 시점이나, 그 사이에 북한 종교계에서 연락이 올 가능성은 있다”며 “그동안 막혔던 남북의 어려운 상황을 종교 또는 시민단체가 서로 만나며 함께 지혜를 모으자는 이야기는 오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도 남북 고위급회담 결과를 환영했다. 위원회는 1월 10일 논평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적극적으로 참가할 뿐만 아니라, 군사적 긴장완화와 함께 그동안의 남북합의와 선언들을 존중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반도의 평화환경을 조성하려는 의지를 표명한 것에 대해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합의를 계기로 민간과 정부 차원의 모든 대화와 교류협력이 중단 없이 전개되기 바라며, 합의된 내용들을 준수하여 실천하므로 남북평화공존시대를 상호주체적으로 열어 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또한 NCCK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2020년 일본 도쿄 하계올림픽, 2022년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이어지는 시기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공동안보, 평화를 설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에 앞서 남북 회담을 하루 앞둔 1월 8일, 천주교와 한국 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불교 등 7대 종단 수장들이 모인 종교지도자협의회는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과 평화의 남북관계를 기원한다”고 성명을 낸 바 있다.

1월 9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리선권 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 출처 = 통일부 홈페이지)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여 등 3가지 합의

이번 남북 고위급회담은 1월 9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회담을 마치며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과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등을 보내며, 남한은 필요한 편의를 보장하기로 했다.

또한 남북한은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한반도의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며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으며, 군사 긴장을 해결하기 위한 군사당국회담을 열기로 했다. 화해와 단합을 위한 다양한 분야의 교류, 협력도 약속했다.

이어 남북한은 “남북선언들을 존중하며,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하기로 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번 회담은 2015년 12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문제를 협의하고자 열렸던 남북 당국회담 뒤 2년 1개월 만에 다시 시작된 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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