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당 미지급, 임산부 강제 야근, 갑질 바로잡겠다”

대구가톨릭대병원에 20여 년 만에 노동조합이 다시 만들어졌다.

대구가톨릭대병원 노조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산하 분회로 만들어졌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현지현 조직부장은 "현재 600여 명이 노조에 가입했고,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29일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2018년 1월 첫째 주에 잡힌 사용자 측 대표 최경환 신부(대구가톨릭대병원 의료원장)와 면담 뒤 본격 교섭에 들어갈 것 같다"면서 "사측과의 교섭을 준비하면서 노조의 구체적인 요구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2월 27일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에서 열린 출범식에는 직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투표가 진행됐고, 10년 넘게 간호사로 일해 온 송명희 씨와 김미화 씨가 각각 분회장과 수석 부분회장에 뽑혔다.

한편, 대구가톨릭대병원 노조는 출범 선언문에서 “시간외수당 미지급, 임산부 강제 야간근로, 갑질 문화 등 불법부당행위들을 바로잡고,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되찾아오며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병원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밖에도 노조는 “대구가톨릭대병원의 노동자들은 그동안 근로기준법에서 보장한 노동의 정당한 권리조차 누리지 못해 왔으며, 장기자랑, 이삿짐 나르기, 병원 청소하기 등 업무 외 부당지시들을 받아 왔다”고 지적했다.

앞서 12월 25일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 숲'에는 "저는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이고, 성심병원 장기자랑 문제는 저희 병원도 마찬가지였다"는 익명의 글이 실린 바 있다. 글쓴이는 “짧은 치마를 입은 간호사들이 신부님 앞에서 선정적인 춤을 췄다”며 대구가톨릭대병원 마크가 있는 무대에서 여러 명이 춤을 추는 사진을 공개했다.

12월 26일 <YTN> 보도에 따르면, 대구가톨릭대병원은 “공개된 사진은 지난 2015년 7월 비전 선포식 행사와 지난해 12월 간호부 송년행사 때 찍은 것이고, 송년행사는 매년 간호부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춤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병원은 “신부가 사택을 옮길 때 짐을 옮기고, 운전기사 노릇을 했다는 등의 사실무근의 주장에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열린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노동조합 출범식. 20여 년 만에 다시 만들어진 노조에 약 600명이 가입했다. (사진 제공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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