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움, 고질적 간호인력 부족이 문제"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4월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과 함께 출범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태움, 인력 부족, 미흡한 신규 간호사 교육제도, 장시간 노동. 이 모든 것들이 박선욱 간호사를 죽음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태움'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병원 간호사들이 사용하는 은어다. 신입 간호사 교육 과정에서 일어나는 선임들의 괴롭힘을 가리킨다.

대책위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간호사연대 등 17개 종교, 시민단체가 참여했다.

17일  '고 박선욱 간호사 공동대책위'가 결성됐다. (사진 제공 =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책위는 "태움의 배경에는 고질적인 간호인력 부족 문제가 있다"면서,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라는 명분과 인력부족이라는 배경 속에서 태움은 정당화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박 씨가 죽은 뒤에도 "인력을 줄이고 노동시간을 늘려서 이익을 얻었던 서울아산병원은 침묵"하고 "규제의 책임이 있는 정부"는 제도 개선의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서울아산병원에는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한 공식 사과를, 정부에는 산업재해 인정과 구체적인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간 책임자와 시스템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15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일하던 박선욱 간호사가 입사 6개월 만에 병원 근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유가족 등은 박 씨가 병원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서울 송파경찰서는 병원 내 괴롭힘과 박 씨의 죽음 간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며 지난 3월 19일 내사를 종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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