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과 한국교회의 개혁 1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우리신학연구소는 10월 3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종교개혁 500주년과 한국교회의 개혁’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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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우리신학연구소는 10월 3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종교개혁 500주년과 한국교회의 개혁’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강한 기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천주교 수도회와 연구소가 모여 교회의 사회복지시설 운영, 배타성, 의사결정구조 등 개혁 과제에 대해 토론했다.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우리신학연구소는 10월 3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종교개혁 500주년과 한국교회의 개혁’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수녀들을 중심으로 100여 명이 모였다.

‘교회운영 기관, 인권의 눈으로 돌아보다’라는 주제에 대해서 여준민 '장애와인권 발바닥행동' 상임활동가, 정중규 경북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장(베네딕토)이 함께 발표했다.

발표자로 나선 여준민 장애와인권 발바닥행동 상임활동가는 자신이 꽃동네 등 한국 가톨릭교회가 운영해 온 시설을 방문하고 조사하며 느낀 “당혹감”을 이야기했다. 

그는 “복지시설을 운영하는 법인의 90퍼센트가 종교계”라며, 종교는 후원금 등을 모아 “한 사람에게 주의 집중하고,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쓰지 않고, 더 많은 사람을 도와 준다는 명분으로 시설을 거듭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설에 갇혀 30-40년을 살아간다고 생각해 보라면서, “진정한 보호가 무엇이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우리가 어떻게 관계 맺으며 우정을 나누고 환대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을 여러분과 너무나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 장애인복지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시설 수용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지고 있으며, 지난해 불거진 대구대교구 희망원 인권유린 사건도 이런 시설수용의 문제로 지적돼 왔다.

끝으로 그는 2014년 8월 16일 꽃동네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러한 활동은 자선 사업에 국한되지 않고 인간 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 모든 사람이 저마다 품위 있게 일용할 양식을 얻고 자기 가정을 돌보는 기쁨을 누리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을 인용하며 “격려와 구분, 배제와 소외가 아닌 마을의 이웃으로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관계 맺기를 교회가 먼저 실천”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여준민 장애와인권 발바닥행동 상임활동가. ⓒ강한 기자

정중규 경북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장(베네딕토)은 “국고보조금을 받으면서 가톨릭 장애인복지사업도 기업화, 대형화되었고, 예산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대규모 수용시설들은 국가가 장애인들이 사회통합해 자립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하게 하는 장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예수께서는 그러지 않았다”며, 복음서 어디에도 예수가 장애인들을 시설에 모아 자선사업을 했다는 말은 없고, 예수는 격리된 장애인들을 찾아가 공동체 안으로 받아들여 줬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대구 희망원 사태가 불거진 뒤 국민의당 희망원 인권유린진상조사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희망원을 운영해 온 천주교의 반성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 발표에서 정 소장은 대구대교구가 “희망원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정상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구시에 운영권을 내던지듯이 무책임하게 반납”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대구대교구가 장애인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여 그곳을 장애인 사회통합과 자립생활을 고취하는 둥지로 변화시켜 운영해 주기를 내심 바랐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예수는 철저히 당사자주의에 따라 실천했다”며 “교회가 원하는 대로가 아닌 모셔야 할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장애인 당사자들이 원하는 대로 시설 위주 장애인사업에서 탈피해 장애인 자립과 사회통합을 꾀하는 장애인운동에 교회의 인적, 물적 복지자원을 동참시키기"를 바랐다.

정중규 경북장애우 권익문제연구소장.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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