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7일 성주 소성리에서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에 저항했던 종교인들이 정부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천도교, 불교 등 5대 종단 종교인들은 13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7일 사드 추가 배치 과정에서 "종교 유린"이 있었다며 이런 일이 다시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당일 경북도경이 소성리 진압 현장에 보낸 경찰 '종교케어팀'을 비판하는 의견이 많았다.

종교인들은 "폭력진압에 대해 소성리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경찰 폭력진압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천주교에서는 7일 성주 소성리에 있었던 문규현 신부(전주교구 원로사제), 김동건 신부(인천교구)와 수도자, 평신도들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천도교, 불교 등 5대 종단 종교인들이 9월 13일 청와대 분수대 앞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배치"와 "종교 유린"을 비판했다. ⓒ강한 기자

천주교 대표로 발언한 문규현 신부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배치에 대해 "괴롭고 슬프다"고 말했다.

문 신부는 사드 배치는 "한반도를 전쟁터로 공유"하는 일이라며 "전쟁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 잘못된 결단"을 했다며 "미국에 소망하지 말고 평화를 원하는 국민에게 소망하라. '사드 가고 평화 오라'는 꿈을 함께 이루자"고 말했다.

김동건 신부도 "문재인 정권은 대한민국 국민을 버리고 미국의 무기를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김 신부는 종교케어팀은 "종교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만들어졌지만, "치졸한 심리전"이며 "현장의 종교인은 모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드 배치에 대한 "주민 보상이 아니라 사과, 책임자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 운영위원장 강해윤 교무는 "문재인 정부가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한반도 통일, 평화를 위한 종교인의 외침에 귀기울이기 바란다"며 "경찰과 함께 소성리에 내려가 그동안 주민들을 짓밟은 것을 용서해 달라 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개신교 조헌정, 백창욱 목사, 천도교 한울연대 김용휘 대표, 불교 법일 스님 등이 사드 배치를 비판하고, 이 과정에서 종교인들의 천막과 성물이 부서지는 등 피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장에는 사드 추가 배치 과정에서 부서진 성물들이 전시됐다.

이날 종교인들은 "문재인 정권이 9월 7일 자행한 과도한 폭력이 부메랑이 되어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할까 봐 심히 염려된다"며, 정부가 "진심을 돌이키기를 원한다"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흩어졌다.

9월 1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종교인들이 지난 7일 성주 소성리 사드 추가 배치 과정에서 망가진 성물들을 공개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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