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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체제 해체돼야 평화 가능종교환경회의, 한반도 평화와 영성 살펴

‘종교환경회의’는 31일 서울 원불교 중구교당에서 ‘한반도 평화시대 종교인의 영성’을 주제로 남북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평화를 실천하는 밑바탕으로서 종교인의 영성에 대해 토론했다.

먼저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연구위원인 백장현 교수(한신대)가 ‘53년 체제 마무리되나’를, 원광대 정역원 연구교수인 원익선 교무가 ‘원불교 영성과 환경, 그리고 남북문제’를 주제로 발제했다. 

먼저 백장현 교수는 "53년 체제"의 개념, 첫 북미회담의 중요성, 남북연합 체제의 개념, 남북의 교류협력과 미중관계의 변수 등을 살피며 현재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그는 ‘53년 체제’는 (1953년에) “한국전쟁이 마무리될 때 정전협정에 따라 조성된 분단체제”인데, 군사분계선을 정해 전쟁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비무장지대, 외국무기 도입 금지, 군사정전위원회, 중립국감독위원회 설치 등을 약속했으나 실제로 지켜지지 않은 것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까지 전쟁이 재발하지 않은 것은 서로 공격을 자제하려는 “공포의 균형” 때문이며 그렇게 시작된 분단체제가 정치, 경제, 문화 모든 면에 군사문화의 영향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53년 체제가 해체되는 것이 분단체제가 마무리되는 것”이라며 “북한의 핵 폐기, 북미관계 정상화, 남북의 평화체제 구축으로 가는 과정에 여러 가지 힘겨움이 놓여 있지만 역사에서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로 우리는 평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6.12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적대관계 청산과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항구적, 안정적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북한문제의 본질을 미국이 최초로 직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의미를 짚었다.

북미회담 전에 미국은 핵 폐기를 위해 북한을 일방적으로 압박, 제재, 비난했지만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이 상호 신뢰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의했다는 것이 핵심이란 설명이다.

그는 또한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선택할 수 있는 운영 체제로 남북연합을 꼽았다.

그는 “남북연합은 남북정상이 자주 만나 의논하고 그 결과를 집행”하는 방식이며 이번에 “정상들이 판문점에서 만난 것은 큰 의미”라고 짚었다. 서울이나 평양은 양 정상이 쉽게 오갈 수 있는 곳이 아니고 남북연합체제를 위해서 판문점은 “자주 만날 수 있는 아주 절묘한 장소”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백 교수는 통일을 전제로 하든 하지 않든 교류협력은 꼭 필요하며 우리 경제가 이미 성장 동력 한계에 달했기 때문에 경제 도약을 위해서는 북방 진출이 절실하다고 봤다.

종교환경회의의 연대 단체, '천주교창조보전연대' 사람들. ⓒ김수나 기자

한 참가자는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이루기 위해 종교인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백 교수는 “미국 대통령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여론이므로 평화세력의 연대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가톨릭 신자는 인구의 20퍼센트 정도여서 교황의 발언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에게 남북관계의 현안에 대해 이해시켜 여론을 만들면 미국 행정부를 움직이게 할 수 있으므로 종교인의 연대가 큰 힘이 된다"는 것이다.

이어 원익선 교무는 원불교 신앙이 어떻게 평화를 실천하는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는지 원불교 교리를 통해 짚었다. 

그는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영성은 불교에서 말하는 불성과 같은 의미”라면서 “영성은 현실에서 어떤 방향으로 살아갈지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며 영성의 최종은 구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르마(현재 모습이 과거 내 행위의 결과), 일체유심조(마음이 모든 세계를 만들어 낸다) 같은 불교의 대표적 개념들을 설명하며 “인간의 마음에 혁명이 일어나지 않으면 어떤 형태로도 변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원 교무는 “부처의 대자대비한 말씀이 세상에서 실현되도록 하는 것이 신앙이며 중생들의 고통을 다 끌어안고 부처가 되겠다는 믿음을 갖게 되면 정토세계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북문제만이 아니라 모든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신앙화된 세계를 적극 받아들인다면 (평화를 위한 실천행위가) 자연스럽게 당위성을 갖는다”며 “그리스도교로 하면 하느님나라를 어떻게 세계 전체로 확산시킬 것인가 하는 것과 똑같다”고 설명했다.

발제에 앞선 인사말에서 천주교창조보전연대 양기석 신부는 “종교인의 환경과 생태에 대한 고민은 인간의 참된 통합을 넘어 뭇 생명의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라며 그간 환경을 위한 활동을 해 온 종교환경회의가 평화를 주제로 대화마당을 연 이유를 밝혔다. 

양 신부는 이어 “변화의 시점에 남과 북을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성찰하는 오늘 이 시간이 각자 종교인들이 추구하는 거룩한 길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독교환경연대 공동대표 양재성 목사는 “3차 남북정상회담과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든다”면서 “평화를 막는 세력이 붕괴되고 사람답게 사는 평화로운 세상 인류의 평화를 넘어 생태계와 우주의 평화로 이어지도록 우리 종교인들이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종교환경회의는 5개 종단의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불교환경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천도교한울연대, 천주교창조보전연대로 구성돼 환경과 생명평화를 위해 활동하며 기후변화, 탈핵, 평화 등을 주제로 매년 종교인 대화마당을 열었다.

31일 서울 원불교 중구교당에서 5대 종단이 참여하는 '종교환경회의'가 '한반도 평화 시대, 종교인의 영성'을 주제로 종교인대화마당을 열었다.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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