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12분 발사대 4기 몇 초 만에 통과 / 경찰에 막힌 주민들, 차량 보며 오열 "어떻게 문재인이..."

▲ 사드 발사대가 지나가자 눈을 가리고 눈물짓는 할머니들. (2017.9.7)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사드 발사대 4기가 잇따라 마을회관을 지나고 있다.(2017.9.7)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끝끝내 사드 발사대가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성주골프장에 추가 배치됐다.

소성리에 모인 성주, 김천 주민들과 연대자들은 경찰 병력에 가로막혀 지나가는 사드 차량을 바라볼 수밖에 없음에 오열했다. 한숨을 쉬거나 얼굴을 감싸고 한동안 말 없이 땅을 쳐다보며 통탄스러운 얼굴로 차량이 지나간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특히 고령의 소성리 주민 할머니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어떻게 문재인 대통령이 이럴 수가 있냐"며 "비참하다", "무자비하다"는 통한의 심정을 내비추며 서로를 위로했다.

▲ 사드 추가 배치 후 오열하는 주민(2017.9.7)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 사드 추가 배치 후 오열하는 주민(2017.9.7)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7일 오전 8시 12분 사드 4기 발사대·장비를 실은 미군 차량이 몇 초 만에 소성리 마을회관 앞을 통과했다. 지난해 7월 13일 국방부가 사드 성주 배치를 발표한 지 422일, 올해 4월 26일 첫 사드 배치 후 넉달여 만이다.

국방부는 지난 6일 오후 5시 30분쯤 7일 추가 배치를 발표하고 15시간 만에 반입을 끝냈다. 이로써 성주골프장에는 모두 6기의 사드 발사대가 배치됐다.

전날 오후 3시부터 소성리 마을회관 입구 도로와 소성리 진입로 곳곳에서 사드 추가 배치를 막기 위해 농성을 벌이던 주민과 연대자 500여 명은, 하루 밤을 꼬박 새며 17시간 넘게 경찰 병력 8000여 명에 맞서 사드 추가 배치 반입에 격렬히 저항했지만 사드는 너무 쉽게 마을을 통과했다.

▲ 성주 초전면 소성리 주민 할머니들이 미군 사드 발사대 차량이 들어오자 경찰 병령을 향해 달려가 연대자들과 함께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2017.9.7.소성리 마을회관 앞) ⓒ평화뉴스 김영화 기자

특히 이 과정에서 사드 발사대 4기를 실은 차량이 마을회관 앞에 모습을 보이자 주민들과 연대자들은 성주의 특산품인 참외와 물병 등을 발사대를 향해 던지며 저항했다. 경찰을 향해 "비켜, 저기 사드 지나가잖아"라고 외치던 한 80대 소성리 할머니는 끝끝내 눈물을 흘리며 가슴을 쳤다.

연대자들도 "경찰 비켜"라고 외치며 사드 장비 반입을 규탄했다. 분노한 이들 중 소화탄을 터뜨리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단 몇 초 만에 사드 발사대 차량은 골프장을 향했다. 차량 뒷꽁무니를 쳐다보던 주민들은 얼굴을 감싸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첫 배치 발표 후 400일 넘게 매일 촛불을 들어 온 성주, 김천 주민들과 원불교 교도들, 전국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은 한 동안 충격을 받아 서로 말을 잇지 못했다.

▲ 허탈해 자리에 주저앉은 주민들과 연대자들(2017.9.7)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 발사대 진입 후 연달아 올라온 공사장비 차량.(2017.9.7) ⓒ평화뉴스 김지연 기자

그러다 다시 공사 장비 차량 10여 대가 올라온다는 소식에 또 경찰과 대치했다. 현재 주민들과 연대자 등 500여 명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계속 마을회관 마당에서 농성 중이다. 경찰도 병력을 빼지 않았다.

한편, 전국 6개 사드반대 단체로 구성된 '소성리 종합상황실'은 이날 오전 10시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 발사대 추가배치 규탄 공식집회와 기자회견을 연다.

<기사 제휴 / 평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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