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성주성지에서 사드 반대 연합기도회

한국전쟁 정전기념일을 하루 앞둔 7월 26일 원불교 성주성지에서 열린 평화기도회에 모인 종교인들은 사드 배치 철회, 한반도 평화협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 있는 원불교 성주성지는 정산 종사가 태어난 곳으로, 사드가 배치된 옛 롯데골프장과 직선 거리로 2.2킬로미터 거리다.

이 자리에서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남북간의 평화를 항구하게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는 곧 동북아시아 평화이며, 동북아시아의 평화는 바로 세계 평화와 직결돼 있다"면서, 3대 종교의 성지인 이스라엘이 '세계의 화약고'로 여겨지듯 한반도도 세계적 갈등과 전쟁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주교는 사드 배치에 대해 제주 해군기지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국가폭력이라는 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7월 26일 사드 배치 지역 인근 원불교 성주성지 대각전 앞에서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종교연합 평화기도회가 열렸다. ⓒ강한 기자

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는 원불교는 성주성지를 뿌리이자 사상과 종교의 출발로 여기고 있다며, "마땅히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원불교의 정신을 보호하고 지켜 주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무기로 평화를 이루겠다는 생각은 망상이라며, 또 배치 결정 과정이 "의문과 의혹 투성이"라는 점에서 사드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천도교 이범창 종무원장은 "분단 해결은 더 정교하고 위협적인 첨단 무기가 아닌 남북 당사자 간의 대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데 있다"며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천도교도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천도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인들이 7월 26일 원불교 성주성지 대각전 앞에서 차례로 기도하고 있다. ⓒ강한 기자

이날 종교연합 평화기도회에는 모두 400여 명이 참여했다. 천주교에서는 광주대교구 옥현진 보좌주교, 대구대교구 장신호 보좌주교,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 대표 김인국 신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 문규현 신부를 비롯한 신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종교연합 평화기도회에 이어 수요 집회가 진행되고, 진밭교까지 행진이 이어졌다.

원불교 교정원장 한은숙 교무는 참가자들에게 고마워하며, "오늘의 기운이 우리나라의 항구적 평화와 세계평화로 확산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한 교무도 "정전협정을 과감히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한다"며 "한없는 전쟁을 마감할 만큼 우리 국민도 성숙했고, 우리의 의식도 세계평화를 향한 원리를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편과 함께 기도회에 참여한 박용주 씨(요안나, 천주교 광주대교구 장덕동 본당)는 원불교 성주성지 방문이 2번째다. 박 씨는 전에 왔을 때 한은숙 교무가 단식 중이었다며, "성지를 지키기 위해 애쓰시는 모습과 아픔이 느껴져 코끝이 찡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 7월 26일 원불교 성주성지 대각전 앞 종교연합 평화기도회에 참석한 천주교 주교들이 사드 반대 단체 회원, 이웃 종교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강한 기자

한국전쟁, 또는 6.25전쟁은 1950년 6월 25일에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되어 유엔참전국 16개국과 중국, 소련 등이 참여한 대규모 국제전쟁이 됐다. 양측 전사자는 100만 명 수준에 민간인 사상자도 수백만 명에 이르렀다. 전쟁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끝났다.

그러나 그 뒤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다룬 제네바회담(1954)이 아무 합의 없이 끝났고, 지금까지 양측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평화협정(또는 강화조약) 없이 임시적인 정전체제가 64년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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