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속에 종교인은 안정감 주는 역할”

경북 성주 소성리에서 사드 배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국의 천주교 신자들도 현장 미사를 중심으로 연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소성리 현장에서는 황동환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정의평화위원장)가 ‘사드 저지 천주교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 오후 3시, 수요일 오후 1시 평화 미사가 잘 이어지도록 하는 실무 역할도 맡고 있다.

앞서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 의결로 3월 15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1시 소성리 평화계곡(예수성심시녀회 피정의 집) 경당에서는 사드 배치를 비판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이 미사는 대구 정평위와 남녀 수도회 단체가 주관한다.

이어 바로 그 다음 주부터 남녀 수도회 주관으로 매주 월요일 오후 3시 소성리 야외에서 봉헌하는 미사도 생겼다. 황 신부는 “서울 등 멀리서 오는 분들이 수요일 오후 1시 도착이 어렵고, (월요일에 쉬는 경우가 많은) 본당 신부들도 월요일보다 수요일 참석이 어려워서, 보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참여를 위한 고민 끝에 시작된 미사”라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황 신부는 “소성리는 외부에서 찾아오기 어려운 골짜기 동네”라며 “정기적 미사가 천주교회 내의 연결고리, 거점이 되어 신자들이 이곳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현장을 보고, 어떻게 평화를 지킬 수 있을지, 사람들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느끼고 돌아가면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 오기에 소성리는 먼 곳이지만, 한 번 다녀가는 것이 방문자들의 관심과 기도, 또 다른 실천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 지난 8월 21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전주교구에서 모인 신자들이 경북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 앞 월요일 평화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강한 기자

“언제 사드 추가 장비 들어올지 모른다”

지금의 소성리 상황에 대해 황 신부는 “문재인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를 결정한 뒤, 오늘부터 9월 초에 이르는 동안 언제 (추가 장비가)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고함을 지르고, 차량 밑에 들어가거나, 종교행사를 하는 등 모든 방법과 사력을 다해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드 부지 운영을 위한 여러 가지 물자 반입을 계속해서 막고, 그 과정을 통해 사드 배치가 철회될 때까지 그 부당함과 불법성을 전국과 세계를 향해 알려야 한다”며 “사드에서 비롯될 위험, 한반도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미칠 파장을 생각하면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긴장 속에 있는 소성리에서 종교인은 안정감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종교행사가 있으면 공권력이 강제로 진입하고 제압하는 데 주저하게 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드배치 반대 김천시민대책위,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 등 연대단체들이 참여한 ‘소성리 종합상황실’도 9월까지 사드 장비 추가 배치, 기반 공사가 시작될 수 있는 비상 상황으로 보고 있다.

‘소성리 종합상황실’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담당자는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와 기반 공사가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추가 배치, 공사 강행에 저희는 동의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그는 “마을 주민들과 논의해 다음 월요일(8월 28일) 정도에 관련 입장을 기자회견 형식으로 밝힐 계획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8월 12일 국방부는 환경부, 대구지방환경청과 함께 사드 배치 부지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현장확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에 대해 국방부는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는 관계법령 기준치 이하였으며, 소음이 마을에 미치는 영향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는 8월 17일 성주 소성리에서 ‘사드 체계 배치 관련 제1회 지역 공개토론회’를 열고자 했으나, 사드 반대 주민과 단체들의 거부로 무산됐다. 반대 측은 이 토론회가 사드 배치를 결정해 두고 진행하는 것으로, 일방적이고 형식적이라고 비판했다.

▲ 경북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사드 배치를 비판하는 선전물들이 설치돼 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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