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학연구소, 첫 ‘이동학교’ 자카르타에서 열어

인도네시아 가톨릭 대학생들은 평신도로서 기도와 전례뿐 아니라 교회 밖으로 나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해 일할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신자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기도도 중요하지만 자기 신앙을 사회 속에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인도네시아에도 수많은 분쟁이 있고 이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도 평신도가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있는 마틸다 마르야티(22)는 가톨릭교회에서 운영하는 고등학교에 다녀서 사회교리에 대해서 들어 봤지만, 이동학교에서 배운 "복음의 기쁨"은 사회와 심지어 교회에 대한 비판이 들어 있어서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우리신학연구소가 주도적으로 참가하고 있는 아시아평신도지도자 포럼은 4월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아시아 평화의 수호자인 청년”을 주제로 첫 ‘이동학교’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보르네오, 수마트라, 자바, 파푸아뉴기니, 플로레스 등에서 온 인도네시아 가톨릭대학생연합회(가대연) 소속 20여 명이 참가해 종교간 대화와 협력, 인권, 평화, "복음의 기쁨"과 "찬미받으소서"를 중심으로 한 사회교리 워크숍에 참가했다.

▲ 간호학을 전공하고 있는 마틸다 마르야티(왼쪽)와 메단 교구 한 본당에서 청년회장을 했던 톰슨 실랄라히. ⓒ황경훈

“전에는 모든 것을 사제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평신도가 사회교리를 가르치는 것을 보고 나도 다른 신자들에게 사회교리를 전할 수 있는 확신을 얻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동학교는 나의 눈을 뜨게 한 계기가 되었다.”

작은형제회 소속 신학생으로 1년간 생활한 적이 있는 로베르투스 툰당(29)은 복음화와 관련해 평신도를 포함해 ‘하느님 백성’ 모두가 선교사라는 것을 배웠으며, 인도네시아 가톨릭 대학생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로베르투스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현재 가대연 미디어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본격적인 워크숍에 앞서 4월 1일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환경단체 ‘왈리’(WALHI)와 인도네시아 작은형제회의 ‘정의평화창조보전 위원회’를 탐방했다.

왈리의 활동가인 멜다에 따르면, 왈리는 ‘지구의 친구들’의 파트너 조직으로 자카르타 본부에 38명의 활동가가 활동하고 있으며 또한 인도네시아 전역에 28곳에 지부를 두고 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지는 불법 벌목, 채광, 토지점유를 위한 고의적 방화 등 대기업들의 생태파괴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작은형제회 관구장 피터 아만 신부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정평창위원회 본부에 8명의 수도자가 활동하고 있고 가톨릭이 다수인 플로레스 섬에 9명이 생태보전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일손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어서 교회가 더 적극적으로 환경 문제에 나서야 한다.”

메단 교구 한 본당에서 청년회장을 했던 톰슨 실랄라히(29)도 다른 참가자들처럼 배운 게 많다고 했다. 그는 “전에도 본당이나 교구에서 사회교리를 배웠지만 이렇게 깊은 신학적 설명과 함께 듣기는 처음”이라면서, 이동학교에서 배운 것을 회원들에게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 4월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아시아 평화의 수호자인 청년”을 주제로 첫 ‘이동학교’가 열렸다. ⓒ황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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