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성공회교회 연례주교회의 대표단은 10월 19일 실시된 투표에서 사제가 합법적인 시민 결혼 (civil marriage)을 축성할 수 있도록 허가할 것인가의 가부를 물었다. 특별히 이번에 논의된 시민결혼의 범주에는 부부 중 한 사람이 세례교인인 동성애부부도 포함되어 있으며, 나아가 동성애 부부에게 관례와 전통에 따른 의식을 따를 수 있도록 허가할 것인가, 또한 교구가 성사집전을 지원하는 규정들을 법제화 할 것인가 등, 동성결혼을 둘러싼 첨예한 이슈들이 토론되고 투표에 올려졌다. 투표결과로, 사제대표들 44명 가운데 25명, 평신도 대표 59명 중 32명이 동성결혼 성사 집전에 긍정과 지지를 표명했다. 투표집계는 역시 같은 의제를 놓고 투표에 올렸던 오타와(Ottawa)회의에서 얻어진 결과와 비슷하다.

몬트리올의 베리 클라크 주교는 인터뷰를 통해, 투표 결과를 지지하며, “결국 우리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지점에 도달했다는 것이 기쁘다. 오늘 집계된 결과를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다. 나는 내 마음 깊숙히로부터 사제이다. 기도를 통해 오늘의 결과를 되새길 것이다” 라고 말했다.

클라크주교는 그러나, 투표집계의 결과가 바로 정책에 반영되거나 교구의 실질적인 성사에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결과는 10월 25일부터 30일까지 온타리오에서 진행될 캐나다 전주교단 회의에 올려질 것이며, 다시 회의를 거치게 될 것이다.

오타와와 몬트리올의 투표결과는 동성결혼성사와 사제안수 문제에 대해 결정을 유보해 왔던 영국성공회 기존의 입장과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미국성공회 주교단이 동성애자 사제 안수를 허용하는 결정을 내리며 동성애자권리 수호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었던것과는 달리, 영국교회는 비판적이고 유보적인 자세를 견지해왔으며, 지난 6월 캐나다 전국주교회는 회의를 통해 지역교구 사제의 동성결혼 축성을 불허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번 몬트리올 투표결과는 첫째, 익명성을 보장한 투표를 통해 게이 레즈비언 부부에 대한 차별을 폐지하는 것이 다수의 의사라는 것을 밝힐 수 있었다는 점, 둘째, 교회 구성원 중 적지않은 분포를 차지하는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성전환자들에 대해 적절한 목회적 관심과 전례를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무시해온 다수의 주교들을 비판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또한 동성애자 문제에 대해 무관심 혹은 일관된 비판을 고수해온 천주교와 다수의 개신교단들에게도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갖고 문제를 다시 바라 볼 것을 시사하고 있다.

출처: National Catholic Report 10월 24일

/조민아 200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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