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석 신부, 이현주 목사, 한상봉 편집국장과 함께 삶의 의미과 실천 논해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2박3일간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에서 '지금여기 피정'이 열렸다. 40여 명의 피정 참가자들은 고진석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한상봉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편집국장, 이현주 목사로부터 강의를 듣고, 홀로 기도와 묵상을 하는 등 일상에서 한걸음 떨어져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보냈다.
15일 오전 첫 번째 강의에서 고진석 신부는 '관상과 실천'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했다. 고진석 신부는 수도생활의 연원과 본질적 요소들을 소개하고 수도생활을 이론으로 정리한 3세기 교부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를 언급했다.
"에바그리우스는 영성생활을 크게 프락티케(pratiké)와 그노스티케(gnostiké)로 구분했는데 전자는 수행, 후자는 관상 혹은 깨달음으로 이해할 수 있다. 프락티케는 아파테이아(apatheia), 즉 욕정을 넘어선 초연한 상태를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관상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어서 그는 "바른 수행이 참된 관상을 낳고 참된 관상은 투신을 요구한다"고 강조하고 "그러나 수행과 관상, 실천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고 실천해야 올바른 사랑의 실천이 되겠지만 사랑의 실체는 실천하면서 깨달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후 강의를 맡은 한상봉 편집국장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과 인간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전하면서 '연민'이란 키워드를 제안했다. 이런 점에서 사회교리에서 전하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은 당연한 결과이며, "그들에게 우리자신이 '기쁜소식'으로 다가갈 때 복음이 우리 현실 가운데서 이뤄진다"고 말했다.


수도원 탐방과 저녁 기도를 마친 뒤에는 이현주 목사와의 즉문즉설 시간이 이어졌다. 이현주 목사는 루카 복음서 10장의 마리아와 마르타 자매 이야기를 설명하며 "예수께서 마르타에게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라고 하실 때, 그 '한 가지'가 대체 무엇인가" 물었다.
"그 하나를 제대로 할 줄 알면 다른 건 못해도 괜찮아. 하지만 그거 하나를 잘못하면 다른 것들을 아무리 잘해도 소용없는 그런 것이 있다. 당신에게 그 하나는 무엇인가. '그것 하나만 제대로 할 수 있으면 내 인생은 괜찮다' 이렇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
이현주 목사는 "우리 모두 하느님 명을 받고 왔다. 그 명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무조건 행복한 사람"이라며 그것을 아는 것이 바로 '한 가지'라고 말했다.
"평생 태어나 죽을 때까지 자기가 이 세상에 왜 왔는지 모르는 채 그냥 그렇게 살다 가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그 하나를 아셨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안다. 그러나 너희는 모른다'라고 하시지 않는가."
이어서 그는 "묻지 않으면 대답해 주지 않는다. 이것 때문에 왔구나, 이것을 하러 왔구나. 그런 것을 묻고, 찾고 그것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삶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의가 끝난 후 피정 참가자들은 밤늦도록 평소 자신이 품고 있던 물음을 이현주 목사와 함께 나눴다.
마지막 날인 16일 오전, 참가자들은 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고, 김홍락 신부(가난한 그리스도의 종 공동체)의 주례로 파견 미사를 봉헌했다. 끝으로 만다라를 그리고 한상봉 편집국장으로부터 만다라 이야기를 들었다.
한 피정 참가자는 "수도 공동체에서의 피정이어서 좋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지금, 여기가 주는 아름다운 마음과 목소리를 담은 나눔과 세 분의 진지하면서도 깊이 있는 말씀의 나눔도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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