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박춘식]


▲ ⓒ 한상봉 기자

아침 겸손

- 박춘식

나는
겸손이 되려고
이른 아침부터 겸손을 생각한다
하늘에게 인사하고 두 손으로
흙 품 만지며 지구에게도 아침 인사를 한다
하늘과 땅이 새큼한 겸손을 건네주면
새들은 아침 겸손 날개를 펴고
나무들은 겸손 가지를 하늘로 치켜든다

별이 눈을 감는 아침은 겸손이다
— 라고 생각하면서
잠잠한 겸손을 만나는 일이 첫 일과이다
— 라고 생각하면서
겸손 없는 하루 시작은 말짱 헛짓이다
— 라고 생각하면서

맑은 아침은 곧 겸손임을 깨닫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출처> 겸손이 하심에게(신앙시집), 박춘식, 들숨날숨, 18쪽


아침 첫 생각이 하루를 만든다면, 깨어나면서 가지는 생각은 하루 삶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일어나면서 일거리를 생각하는 사람, 또는 돈을 생각하는 사람, 기도하면서 하느님께 인사하는 사람, 등산을 생각하는 사람, 다양하리라 여깁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처음 가지는 생각이나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한 번쯤 깊이 생각해보시기 원합니다.

 
야고보 박춘식 반(半)시인 경북 칠곡 출생
가톨릭대학교 신학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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