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박춘식]

 

▲삼위일체.(안드레이 루블레프. 111.76x140.97cm.1411년경. 모스크바 트레챠코프미술관)

삼위일체

- 박춘식

하늘을 날아다니는 해맑은 호수
착륙하는 소나기의 싱싱한 난무
하얀 수증기가 구름으로 오르는 깃털 소리
생명 가득, 물 가득, 바람 가득
채우시는 그분은
사랑 안에 사랑 밖에 온 사랑이리니

땅 사람 끌어 올리는 일을, 하늘 아버지 이름으로
죄인을 위한 십자가의 피눈물은, 하늘 아드님 이름으로
새 바람으로 이끄는 혼의 구원은, 하늘 성령님 이름으로

길잃은 한 마리 양을 물에서 건져내어
하늘빛의 자녀로 거듭난다면, 그는
꽃 한 송이에서
모래 한 알에서
한 방울의 물 안에서
숨어계시는 하늘의 세 광파장(光波長)을 느끼게 되리니

<출처> 반시인 박춘식 미발표 신작 시 (2012년 6월)

삼위(三位)의 역할과 조화는 교회에서 가르치는 대로 믿지만, 간혹 신비로운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삼위일체 교리를 H2O라는 화학기호로 설명하는 분이 계시는데, 얼음도 물도 수증기도 다 같이 H2O이지만 그 모습은 서로 달라 삼위일체 교리 설명에 아주 좋은 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삼위일체는 영원한 신비이며 무한한 사랑임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분일수록 하늘의 축복을 많이 받으리라 생각합니다.

 
야고보 박춘식 반(半)시인 경북 칠곡 출생
가톨릭대학교 신학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저작권자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