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창립 3주년 기념 토크콘서트를 준비하며

얼마 전에 <신과 인간> 씨네토크 때문에 안동에 간 적이 있습니다. 가톨릭상지대학 강당에서 관람객들을 기다리며,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전단지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저희가 일반 신자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을 뿐 아니라, 많은 수도자들과 사제들이 저희 뉴스를 접하고 있지만 정작 평신도들은 저희 매체가 있는 줄도 모르는 분이 많기 때문에 기회가 닿는 대로 전단지를 돌리고 있는 것이지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데, 본당 차원에서 씨네토크를 유치해 신자들을 만나기도 하고, 사회교리 등 강의 요청이 있을 때는 절대 거절하지 않고 달려갑니다. 그런데, 요즘 제 신상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낯선 이들에게 아쉬운 소리도 곧잘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희 언론은 지난 달부터 기자들이 늘어나 내부적으로는 활기가 일어나고 있지만, 이사들과 더불어 언론사 운영마저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서는 당장 한 사람의 후원자, 한 푼의 후원금이 아쉬운 까닭입니다.

외롭지 않은 앵벌이에 나서면서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의 주보인 도로시 데이는 늘 사람의 뜻이 아닌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며 가난한 이들을 대변했다.
기자들에게 그 부담을 옮기고 싶지 않습니다. 기자들은 열심히 좋은 기사를 발굴해 보도하고, 편집국장은 기자들을 관리하면서, 기자들이 맘 놓고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는 게 중요합니다. 다행히 운영위원을 맡아주신 분들 덕분에 이 일을 외롭지 않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용기백배 해서 이른바 ‘앵벌이’의 전면에 나서고 있습니다.

안동에서는 토크를 맡아주신 성베네딕도 왜관수도원의 고진석 신부님과 동창인 어느 안동교구 신부님과 인사를 나누었는데, 악수를 하자마자, 고진석 신부님의 지원사격을 받으며 바로 “후원도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며 ‘후원회 가입서’를 내밀었고, 쾌히 그 신부님이 후원에 참여해 주셔서 민망함을 덜었습니다. 아마 “나중에.. 한번 생각해보고요” 식이었다면, 제 입술이 부끄러웠을 것입니다. 이제는 나도 모르게 사람을 만나면 ‘후원’이란 말이 제 의식에 매이지 않고 튀어 나옵니다. 사람 망가지는 게 한순간이더군요.

이런 ‘노골적’ 후원투정을 언제까지 부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당장은 1천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820여 명이니 조금만 더 부지런을 떨고 민망함을 감추면 가능하리라고 여겨집니다. 쉰살이 되도록 ‘적게 벌고 충만하게 살자’며 살아온 탓에 아직 미숙하지만 그래도 습관을 들이면 요령도 터득할 것입니다. 적어도 올해 안에는 후원자가 1,500명쯤 되면 좋을 것입니다. 저희 언론사는 편집국장과 행정직원, 그리고 기자 서너명이면 충분합니다. 그러니, 그 정도 후원자가 생기면 ‘노골적인 앵벌이’에서 은퇴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러니, 저희 기자들이 생존권을 확보하고, 복음적 진실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독자 여러분들이 조금만 더 마음을 담아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수도자 개인을 대신해 수도회에서 ‘자발적 구독료’를 내주십사 청합니다
사제 후원자 전체 7%.. 건강한 교회를 위해 당장에 필요한 교회언론..


저희가 일전에 여러 남녀수도회에 ‘후원협조공문’을 보내드렸는데, 며칠 전에 올리베따노 베네딕도 수녀원에서 매달 후원에 동참하겠노라고 기쁜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진작에 도움을 주고 계시는 수도회에도 이참에 감사를 드립니다. 실제 많은 수도자들이 저희 언론을 아끼고 자주 사이트를 방문해 기사를 보고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별 수도자들은 용돈도 별로 안 되고, 통장도 없으니 당연히 정기후원에 참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수도회 차원에서 개별 수도자들을 대신해 ‘자발적 구독료’를 내는 셈 치고 도와주십사 청하는 것입니다.

현재 후원자들은 대부분 평신도이며, 사제는 모두 60여 명으로 전체 후원자의 약 7%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교회에 대한 애정과 관심에서 누구보다 뒤지지 않을 사제들이, 어찌보면 가톨릭교회에서 유일한 ‘비판적 독립언론’인 저희 언론에 가장 관심이 많으실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대체로 후원에는 인색한 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름 이유를 생각해보면, 뜻있는 사제들은 워낙 여기저기 후원하는 데가 많아서 저희 언론까지 챙길 겨를이 없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들 사제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해도 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말 우리 한국교회에서 당장에 가장 긴요한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어느 사회에나 언론이 살아있지 않으면 그 사회는 부패합니다. 권력과 기득권자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없고, 합리적인 여론형성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지요. 마찬가지로 교회 역시 ‘비판적 언론’이 없으면 무사태평한 가운데 안으로 곪아터질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교회가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루카 4,18) 하느님 백성이 되려면, 먼저 말‘(言路)이 터져나와야 합니다. 교회 지도자들이 권력이 아니라 봉사직분을 수행하고, 세상과 교회 사이에서 복음적 긴장을 놓치지 않도록 돕는 것이 ’비판적 언론‘의 몫입니다. 따라서 다른 모든 일도 좋을 테지만, 언론의 활성화는 그 바탕을 놓는 일이므로 가벼이 여길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교회 자체가 ‘복음에 바탕에 둔 언론’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예수님 자신이 2천년 전 정론을 펴시다 돌아가신 하느님의 소리통(언론매체)이었습니다. 그러니, 십시일반으로 1만원, 2만원 저희 언론에 후원을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이리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돈’ 때문에 언론사를 운영할 수 없다면 기꺼이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를 접을 수도 있겠다, 생각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정작 그분의 뜻이 아닌 우리 생각에 끄달려 다닐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분께서 원하시는 만큼만 언론활동을 할 요량입니다. 그분은 여러 후원자를 통해 저희에게 실질적으로 은혜를 베푸시고, 도무지 당신 뜻이 아니라 하시면 이 자원을 한꺼번에 거두어 가실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니. 우리 교회 안에서 ‘가톨릭뉴스 지금여기’가 여전히 존재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시면 얼마간이라도 후원에 참여해 주십사 호소합니다.

티켓과 상관없이 창립3주년 기념 토크콘서트 ‘꽃처럼’ 보러 오세요

덧붙여, 오는 4월 28일 오후 4시부터 홍대입구 근처에 있는 가톨릭청년회관(CYC)에서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창립 3주년 기념 토크콘서트’가 열립니다. 언론기금 마련을 위한 것으로, 공지영 작가와 생활성가 가수 신상옥 씨 등 여러 출연자들이 한 푼의 개런티도 받지 않고 출연해서 노래하고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이날 멀리 지리산자락 악양의 박남준 시인도 합세합니다. 적어도 수도권에 사시는 독자들께서는 이 토크콘서트에 참석해서 자리를 빛내 주시기 바랍니다. 이날 로비에서는 얼마 전에 선종하신 홍성훈 선생님의 사진전도 겸할 것입니다.

입장 티켓은 당일 현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겠지만, 기존 후원자들에게는 2장 씩 티켓을 미리 우편으로 보내드렸습니다. 한 장당 다소 높은 금액인 3만원으로 매겨져 있지만 독자들께서는 괘념치 마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오셔서 객석을 채워주시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시길 부탁드립니다. 200석이 넘는 공연장인데, 객석이 가득해야 어렵게 섭외한 출연자들이 기뻐할 것입니다. 그리고 형편이 닿는 대로 후원에 참여해 주시면 됩니다. 이번 공연에는 약 300만원 정도 예산이 드는데, 적자만 보지 않는다면, 저희가 바라던 잔치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복된 마음으로 함께 하면 이미 임마누엘 하느님께서 저희와 함께 하시라 믿습니다.

“사랑하라, 희망 없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조건을 마련하고 나서야 복음을 세상에 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하면, 필요한 것을 모두 받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사랑은 미끌어진 자기애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 믿고 ‘신앙 안에서 행복한’ 저희들과 좋은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꽃이 와서 저물도록 피어있네” 얼마나 좋으면 날이 저물도록 남아있겠습니까? 그날, 4월 28일 오후 4시 꽃처럼 벗으로 오시는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토크콘서트 특별후원(티켓값 포함) 계좌
우리은행 1005-881-733300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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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봉 (이시도로,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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