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박춘식]

스스로 묻는다
- 박춘식
내가 나에게 묻는다
너는 무엇이냐
어디서 길이 시작되는지
여정(旅程)의 끝은 어딘지 생각해 보았는가
지금 가고 있는 길목에서 풀꽃이 반겨줄까
그러고 또
이 천 년 전 빌라도는 예수님에게
진리가 무엇인가* 물어보았는데
나는 참나무 낙타 장승 강물 바위에게 진리를
물어보았는가, 눈동자 뜨겁도록 찾아보았는가
생명의 소리를 들어 보았는지
성스러운 어휘(語彙)인 생명, 그 의미를
송아지 바라보는 어미 소처럼
얼마만큼 되새김질하였는지
너는 무엇이냐
나에게 내가 또 묻는다
* 요한복음 18장 38절
<출처> 반시인 박춘식 미발표 신작 시 (2012년 1월)
나이가 창창할 때는 돈이나 승진에 대한 질문이 많지만 나이 쉰 넘어서면 가끔 내가 왜 사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경제계 유명한 어느 분은 작고하기 몇달 전에 인생과 종교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직접 적어 어느 사제에게 보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이며 생명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은 세상마칠 때까지 모든 이들에게 해당되는 간명한 명제라고 생각합니다.
![]() | ||
가톨릭대학교 신학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