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박춘식]

돌멩이
-정호승
아침마다 단단한 돌멩이 하나
손에 쥐고 길을 걸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 먼저 돌로 쳐라
누가 또 고요히
말없이 소리치면
내가 가장 먼저 힘껏 돌을 던지려고
늘 돌멩이 하나
손에 꽉 쥐고 길을 걸었다
어느 날
돌멩이가 멀리 내 손아귀에서 빠져나가
나를 향해 날아왔다
거리에 있는 돌멩이란 돌멩이는 모두 데리고
나를 향해 날아와
나는 얼른 돌멩이에게 무릎을 꿇고
빌고 또 빌었다
<출처> 포옹, 정호승, 창비, 24쪽
성경 말씀을 바탕으로 쓴 소박하면서도 신앙적인 의미가 깊은 시입니다. 우리는 돌멩이 맞는 사람이기보다 돌멩이를 남에게 던지는 사람일 거라고 은연중 생각합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정호승 시인은 이러한 착각에서 깨어나라고 말합니다. 남을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지구 위에 아무도 없습니다. 남을 판단하기보다 먼저 자신을 돌아보는 자세는 신앙인의 기본 자세이며, 길가의 돌멩이를 보고 몸을 낮추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일 것입니다.
![]() | ||
가톨릭대학교 신학부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시집 <어머니 하느님> 상재로 2008년 등단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