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박춘식]

성인 김대건 / 박춘식
하늘을 바라보는 나무 하나 없는
하늘을 생각하는 꽃 한송이 없는
스산한 사막에
하느님이 나무 한 그루 몰래 심는다
첫 나무 매일 물 먹이고 애써 가꾸었더니
하늘을 외면하는 사람들이 목을 따 죽인다
하느님 눈물이 긴 새벽을 적시면서
죽은 나무에 새순이 돋아 옆 가지가 생기고
갈 봄 뛰어 넘으면서
뿌리가 길게 뻗혀 새로운 나무들이 솟는다
사막은 즐거워하며 꽃을 피워라 (이사야 35장 1절)
하느님이 심은 나무, 사막이 기뻐하며 춤을 추고
백 그루 천 그루 나무 나무들이 사막을 덮는다
꽃 다람쥐 산딸기 샘물 바람 풀언덕 새들 포도넝쿨 구름들이
그윽한 숲 향기 가득 보낸다 손벽치며 큰 노래를 보낸다
사막을 점점이 삼킨 첫 나무에게
<출처> 박춘식 반시인의 미발표 신작 시 (2011년 7월)
7월 5일은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안드레아 김대건 성인 대축일로 모든 성직자들이 자기 반성과 더불어 새로운 은혜를 청하는 날입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성직자들의 오만함이 한국천주교회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는 작금 상황을 생각하면, 김대건 성인에게 가장 먼저 도움 청해야하는 기도가 우리 모두의 겸손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몸과 마음을 낮추어 한국교회의 참다운 발전을 위하여 많은 도움을 청해야 하겠습니다. 오늘은 두 손 모아 이 땅에 사제들이 나날이 겸손하고 늘 기도하는 사제가 되도록, 김대건 성인님께 간절히 간절히 도움을 청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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