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시]

▲ 사진/한상봉 기자

오늘

-구상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로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한국대표시인101인선집>,구상,문학사상사,44쪽


사람은 누구든 오늘을 만나 오늘과 함께 하루를 보냅니다. 이 오늘이 영원과 이어져 있다고, 그리고 복음의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고 구상(세례자요한) 시인은 강론하는듯 시로써 우리에게 일러주고 있습니다. 오늘이라는 한 방울의 물이 바다에 이어져 있고 또한 지금 이 순간도 영원하신 그분의 손 안에 있음을 묵상하면 ‘시간’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깨닫게 됩니다. 김수환 추기경과 친분이 깊었던 구상 시인은 신앙을 가진 시인들의 맏형같은 느낌을 가끔 가집니다. #박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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