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옵티칼하이테크를 아시나요?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한국에서 7조 7000여억 원 매출을 올린 일본 다국적 기업 니토덴코의 자회사입니다.
2022년 10월,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구미공장에 불이 나자 일방적으로 공장을 청산하며 193명의 노동자에게 ‘희망퇴직’을 시켰습니다. 희망퇴직을 받아들이지 않은 17명에게는 일방적으로 정리해고를 통보했습니다. 니토덴코는 화재보험금 1300억 원을 보상받았고, 물량을 또 다른 자회사로 빼돌렸습니다. 평택 공장에서는 30명을 신규 채용했지만, 구미공장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에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17명의 노동자는 7명만이 남아 고용 승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니토덴코는 공장에 남아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탄압하기 위해 단전 단수를 하고, 고용 승계를 요구하는 7명의 노동자에게 부동산 강제 경매, 전세 보증금과 통장을 압류하고 4억 원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절벽으로 밀어내고 있습니다. 7명의 고용 승계가 무엇이 그리 두려울까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와 같이 외국인 투자 지역에 있는 회사들은 임대료와 세금 감면 혜택을 받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도 외국인 투자촉진법에 따라 50년 동안 토지 무상 임대, 법인세와 취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고, 2003년 구미4국가산업단지에 입주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업들이 사업장을 폐업하면 노동자들은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합니다. 기업의 이익은 본사가 먹고 도망칠 수 있습니다. 이른바 ‘먹튀기업’인 것입니다. 먹튀기업 재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 자본의 먹튀를 방지하고,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와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는 안전한 법이 필요합니다. 규제 없는 자본주의는 궁극적으로 빈부 격차를 심화하면서 새로운 불안과 종살이를 만들어 낸다는 프란치스코 교종의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미켈레 찬추키 편저, “돈과 권력”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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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8일, 오전 6시 40분. 아직 여명이 밝아 오지 않은 캄캄한 시각에 불탄 공장의 땅과 하늘을 연결하는 차가운 사다리를 타고 올랐습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부장입니다. 400일이 넘도록 불탄 공장 옥상 위에서 두 노동자가 농성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고, 더 이상 외국인 투자 자본에 의해 희생당하는 노동자들이 생겨나지 않기 위해서, 희망뚜벅이들이 2월 7일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앞에서 출발하여 3월 1일 국회까지 길을 걷습니다. 불탄 공장 옥상 위의 두 노동자가 땅을 밟고 공장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국회가 그 책임을 다하라는 의미로 길을 걷습니다.
김진숙과 박문진 지도위원을 비롯한 희망뚜벅이들이 국회를 향해 걷는 것은 고용 승계를 위한 교섭 추진과 먹튀방지법 제정을 국회에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겨서 땅을 딛고 싶다”라는 고공농성 노동자들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희망뚜벅이들이 걷는 연대의 길을 기억하고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기억과 연대는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장영식(라파엘로)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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