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소성리 한반도 평화 미사에 처음 참석한 여성 신자 한 명이 소성리 할머니들과 연대하는 과정에서 경찰 고발을 당했다. 미군 유류 차량 이동을 막고 경찰관을 폭행했다는 이유다. 자매의 진술에 따르면, 여경 4명이 둘러싸고 원래 아픈 팔을 잡아당기는 과정에서 손을 뿌리치다가 손이 경찰 얼굴에 닿았다고 한다. 자매는 이날 도주하지도 않았고 한반도 평화 미사 전에 경찰 요청에 직접 신원까지 밝혔다. 하지만 자매는 고발당했고, 5월 23일 서울에서 성주 경찰서까지 출석해 3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조사 과정에서 왜 공권력에 도전했으며 경찰을 폭행했냐는 경찰의 일방적인 질문을 받았고, 누구의 지시로 미군 차량을 막으려 했는지 물었다고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소성리 마을 원불교 교무님 이름을 언급하며 질문했다고 한다. 처음 소성리 미사에 참여한 신자에게 마치 배후가 있고, 사주를 받아 경찰을 폭행한 것처럼 몰고 간 것이다.

고 양회동(미카엘) 열사 추모 미사. ©맹주형<br>
고 양회동(미카엘) 열사 추모 미사. ©맹주형

지난 5월 19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양회동(미카엘) 열사 추모 미사가 유경촌 주교 주례로 봉헌되었다. 이날 미사에서 유경촌 주교는 미카엘 형제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모든 생명 특히 노동자들의 생명이 존중받는 세상이 오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권고했다. 그리고 5월 24일 양회동 열사투쟁 노동시민사회종교단체 공동행동이 제안되어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등이 참여하였다.

5월 23일 ‘찬미받으소서 주간’(5.21-28)을 맞아 포스코 건설의 난개발로 죽어 가는 삼척 맹방해변에서 아픈 삼척 되살리기 순례와 미사가 봉헌되었다. 순례에서 성원기 대표(삼척석탄화력발전소건설반대투쟁위원회)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투기는 지구생태환경의 근원적 훼손 행위이며, 방사능 오염수 투기는 해양생물을 죽이는 핵 테러”라고 말하였다. “나라의 운명이 이렇게 위태로운 적이 없었으며 일본은 지구 생태계를 끝장내는 핵 테러를 당장 중지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핵 방사능 오염수 투기를 목숨 걸고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 대표는 우리 모두의 공동 우물인 바다에 독극물인 핵 방사능 오염수를 투기하려는 일본의 만행을 막기 위해 나서 달라고 참가자들에게 호소하였다.

'찬미받으소서 주간'에 있던 아픈 삼척 되살리기 참가자들. ©맹주형<br>
'찬미받으소서 주간'에 있던 아픈 삼척 되살리기 참가자들. ©맹주형

나라가 종말을 향한 폭주 기관차처럼 달려가고 있다. 개인 시민에 대한 겁박에서부터, 노동계, 지구 생태계까지 죽음의 기운이 넘쳐나고 있다.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이다. 그가 즐겨 말하는 자유는 시민과 공동체의 자유가 아닌, ‘권력’의 자유다. 권력의 자유는 검찰 독재, 파시즘의 핵심이다. 이 자유가 우리 사회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얼마든지 살릴 수 있었던 젊은이들을 죽게 내버려 두고, 농민을 무시하고, 노동자들을 적대시하고 시민들을 겁박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한 제도인데 대통령의 머릿속에 국민은 존재하지 않는다. 1퍼센트의 부자와 대기업, 일본과 미국만을 섬기고 있다. 섬겨야 할 국민 대부분이 노동자인데 대통령은 69시간 노동을 말하고, 노동조합을 범죄 조직으로, 노동자를 조폭으로 대하고 있다.

뭐라도 해야 한다. 매주 봉헌되는 사제단의 시국기도회에 시간 내 참여하고 작은 피켓이라도 들고, 권력의 겁박 앞에 힘들어 하는 이웃을 위로해야 한다. 침묵하고 있는 교회가 나서야 한다.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을 거부하고, 시민의 생명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멈추라고 외쳐야 한다. 어려움에 빠진 이웃들 특히 노동자들과 약자들을 보살펴야 한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투기라는 희대의 ‘핵 테러’ 시도에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크게 꾸짖어야 한다. 윤석열 정권의 생명에 대한 무모와 무례를 멈추는 사랑과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싸움에 나서는 것이 교회의 의무다.

맹주형(아우구스티노)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 정의 평화 창조질서보전(JPIC)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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