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상 김사욱 씨, 남태제 감독

한국 가톨릭기후행동이 올해 가톨릭 환경상 대상을 받았다.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가 제17회 가톨릭 환경상 수상자를 14일 발표했다. 대상은 한국 가톨릭기후행동, 우수상은 김사욱 씨(시몬), 남태제 씨(다큐멘터리 감독)가 선정됐다. 대상 상금은 400만 원, 우수상은 각 100만 원이다.

‘가톨릭 환경상’은 신앙인의 책무인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노력한 개인이나 단체의 공로를 격려하고 활동을 널리 알리고자 2006년 만들어졌으며, 2017년부터 천주교회 밖에까지 범위를 넓혀 후보자를 공모한다. 가톨릭 환경상의 심사 기준은 가톨릭 사회교리 가르침과의 부합성, 활동의 지속성, 활동의 깊이, 교회 공동체 또는 지역 사회와 연대, 전 지구적 생태계 파괴와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도, 2022년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의 활동 주제, 목표와의 부합성 등이다.

한국 가톨릭기후행동의 활동 모습. (사진 제공 = 한국 천주교주교회의)<br>
한국 가톨릭기후행동의 활동 모습. (사진 제공 =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대상을 받은 한국 가톨릭기후행동은 2020년 1월 출범했으며, 코로나19를 고려해 소그룹 활동과 온라인 활동에 힘을 기울여 왔다. 이들은 ‘세계 가톨릭기후행동’의 국제 네트워크 안에서 ‘세계 찬미받으소서 운동’의 지침과 활동을 국내에 전파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소규모지만 계속되는 활동을 통해 연대를 확장하며, 교구 생태환경 단체들, 이웃 종교와 비종교 기관의 단체들과도 연대한다.

가톨릭기후행동은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정신에 따라 생태적 회심을 실천하도록 한다. 각 개인이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재생가능 에너지를 사용하며, 화석연료 산업 투자를 철회하고 친환경 기업을 확장하도록 소비와 투자에 신경을 쓰고 교회 기관들도 동참하도록 촉구한다. 국가와 기업의 정책 변화를 요구하며 기후행동을 확산시키는 활동을 하고 있고, 이를 위해 교육팀과 행동팀을 운영한다.

교육팀은 활동가 양성을 목표로 각 교구 생태 영성 학교 수료자 심화 과정을 운영하고, 월 1회 온라인 기도를 진행한다. 행동팀은 매주 금요일 각자 위치에서 1인 시위로 기후위기를 알리는 ‘금요기후행동’, 삼척 탈석탄 운동 연대, 탈핵 운동 연대,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보호 서명 등 사회단체들과 연대하며 교회와 사회의 가교 역할을 한다. 또한 찬미받으소서 주간(매년 5월), 창조 시기(매년 9월 1일-10월 4일) 자료를 번역해 카드 뉴스로 전하며, 전례와 묵상을 진행한다. 거리공연 동아리 ‘에코노마드’(economad)와 같은 문화 홍보 집단을 구성하고, 젊은이가 공감할 수 있는 포스터, 배너를 만들어 다양한 세대의 관심을 독려한다.

세계 가톨릭기후행동은 세계 가톨릭 기후 수호 운동단체들의 연대체로,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정신에 따라 2015년 1월 조직됐다. 2021년 1월 ‘세계 찬미받으소서 운동’으로 단체 이름을 바꿨다.

2020년 김사욱 씨가 용인 SK 반도체 공장 오폐수 방류 대책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모습. (사진 제공 =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2020년 김사욱 씨가 용인 SK 반도체 공장 오폐수 방류 대책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모습. (사진 제공 =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우수상을 받은 김사욱 씨(시몬)는 1996년 경기도 안성에 귀촌해 친환경 농사를 지어 왔다. 2000년 송전탑 설치 문제를 지역에서 처음으로 제기했으며, 안성 미리내 성지 송전탑 설치를 막아내는 데 기여했다. 그 후 최근까지 주민운동과 결합해 지역 난개발에 저항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9년간 안성시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으로 심의 의견 24건을 개진했고, 용인 SK 반도체 공장 설립에 따른 안성천 수질 영향 세미나 발제를 맡았다.

또한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에 참여해 ‘안성천 생태탐사 보고서’ 편집을 시작으로, 현재는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는 “한 지역에서 풀뿌리 환경운동단체가 사반세기 이상 지속적인 활동과 체계적인 환경교육을 이어온 예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사욱 씨는 올해 출범한 ‘기후위기 안성 비상행동’ 공동대표다. 수원교구 지구 단위 생태기후 운동으로는 최초인 “천주교 안성지구 생태사도직 공동체 ‘벗’”을 2018년 창립해 교육부장을 맡았으며, 그 결과물을 쓴 책 “시골 농부가 바라본 기후 위기와 생태 영성”을 출간했다.

2022년 4월 남태제 감독이 대전에서 영화 '월성' 공동체 상영 후 주민들과 대화하는 모습. (사진 제공 =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2022년 4월 남태제 감독이 대전에서 영화 '월성' 공동체 상영 후 주민들과 대화하는 모습. (사진 제공 =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또 다른 우수상 수상자 남태제 감독은 비정기 다큐멘터리 방송인 '<뉴스타파>: 목격자들'을 5년간 담당하며 생태활동가들과 연대했다. 그는 자신을 대중문화를 매개로 하는 환경활동가로 인식한다.

그는 환경 문제를 ‘안전 담론’ 안에서 논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고, 환경 문제는 약자들이 겪는 불평등 곧 사회교리의 핵심인 정의의 문제이며, 대량생산과 소비의 문화를 이루는 산업과 자본의 무절제한 이윤 추구가 생태환경 문제의 근원이라고 본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는 “이러한 그의 시각이 ‘찬미받으소서’의 관점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남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도시 아이들 논을 만나다'(2011), 'GMO의 습격'(2015), '폭로! 원자력과 언론의 돈 거래'(2017), '월성'(2019)을 제작했고, (재)프란치스코회의 후원을 받아 총 연출자로 내년 상영 예정인 기후위기 다큐멘터리 '바로, 지금'을 제작하고 있다.

주교회의는 “한국 사회는 아직 예술과 문화 분야에 온전히 투신하기 어렵고, 특히 환경과 생태를 주제로 활동하기란 더욱 힘든 상황인데도 남 감독은 예술작품으로 대중에게 환경과 생태 문제를 제기하고 고민하며 생태적 회개의 전망을 보여 주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말했다.

시상식은 오는 19일 오후 3시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강당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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