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장기풍)

“착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동정심을 가지십시오”

교종, 7월10일 연중 제15주일 낮 삼종기도 가르침

프란치스코 교종은 7월10일 성 베드로광장 발코니에서 행한 연중 제15주일 낮 삼종기도 가르침에서 이날 복음(루카 10,25-37)을 묵상하면서 신자들에게 착한 사마리아인의 세심한 배려와 연민의 모범을 따라 예수님께서 지적하신 ‘길의 제자’가 되자고 촉구했다. 가르침 내용.

오늘 복음의 착한 사마리아인 비유는 우리들에게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동정심을 갖도록 가르칩니다. 루카 복음 저자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여행 중’이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사마리아인은 자신의 여행 계획에 따라 먼 길을 떠나는 중에도 개의치 않고 길에서 부딪친 돌발적인 일에 스스로 헌신합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도록 가르치신 행동입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그리스도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라 걸으며 '길의 제자'가 되어 항상 길을 걷는 주님처럼 여러 마을과 도시를 방문하면서 만나는 앓는 사람을 치유합니다.

이같이 복음은 우리에게 동정심을 가르칩니다. 우리도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 걸음으로써 ‘그리스도인 여행자’가 되어 현실을 올바로 이해하고 선입견을 버리며 동정심을 갖고 부딪치는 현실에 개입하여 복음에 나타난 사제와 레위인처럼 ‘지나치지’ 않도록 배웁니다. 복음은 우리 각자가 현실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선입견과 독단주의를 극복하도록 인도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동정심을 가지라고 촉구합니다. 다른 사람, 특히 고통받는 사람, 가장 필요한 사람들을 인식하고 즉각 사마리아인처럼 개입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이기적​​ 무관심’에서 벗어나도록 간구해야 합니다. 자신의 그동안 잘못을 인정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길에서 만나는 사람, 특히 고통받고 궁핍한 사람들을 보고 긍휼히 여길 수 있도록 주님께 간구합시다.

“성모님, 이 성장의 여정에 우리와 함께하시길 빕니다. 우리에게 길을 보여 주시는 성모님, 우리들이 예수님을 본받아 점점 더 '길의 제자'가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권력자들은 가난한 이들의 외침을 무시하지 말라”

교종, 스리랑카, 리비아, 우크라이나 및 세계 바다의 날 언급

프란치스코 교종은 삼종기도 가르침 말미에 최근 극심한 정치적, 경제적 불안정한 상황을 겪는 스리랑카와 리비아 그리고 계속되는 전쟁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기도를 호소하는 한편, 오늘 기념하는 ‘바다의 주일’을 맞아 선원들을 위해 기도했다. 말씀 내용.

프란치스코 교종은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사임 발표를 이끌어낸 스리랑카 주교단의 평화 호소와 국민들 고통에 동참하면서 정부 당국자들은 가난한 이들의 외침과 백성의 필요를 무시하지 말라고 간청했다. 한편 스리랑카는 빈번한 정전과 생필품 부족, 살인적 물가 상승에 분노한 국민들이 대통령 관저를 습격하고 전 장관 자택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적 시위가 있은 후 라자팍사 대통령은 7월13일에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위대는 오랫동안 라자팍사 대통령 사임을 요구했지만 군 출신 대통령은 오히려 통제를 유지하기 위한 비상대권을 요구하며 국민요구에 저항해 왔다.

인구 2200만 섬나라를 휩쓴 정치적 혼란은 IMF 구제금융과 국채 구조조정 협상 중 발생했으며, 두 가지 제안 모두 위험할 수 있다. 설상가상 라자팍사 정부는 2019년 집권 후 대대적인 감세 조치로 상황은 더 악화되었고 몇 달 후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은 수익성이 높은 스리랑카 관광산업을 크게 위축시켰으며, 해외 노동자들 송금액은 융통성 없는 환율로 더욱 감소했다. 정부 재정과 막대한 대외부채 상환능력을 우려한 국제신용평가사들은 2020년부터 스리랑카 신용등급을 크게 낮추고 국제금융시장에서 퇴출시켰다. 정부는 경제 부양을 위해 그나마 적은 외환 보유에 크게 의존해 2년 만에 70퍼센트 이상 줄었다. 이러한 경제위기는 개발도상국의 모델로 여겨졌던 스리랑카를 마비시켰다. 연료 부족으로 주유소의 긴 줄과 빈번한 정전과 함께 병원에는 의약품이 소진되었다. 6월 스리랑카 인플레는 54.6퍼센트를 기록했고 중앙은행은 70퍼센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인도는 스리랑카 필수품 구입 지원에 수십억 달러를 대출했으며 올해도 35억 달러 이상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프란치스코 교종은 ‘젊은이들과 심각한 사회, 경제적 문제로 고통받는 모든 리비아 국민’에게 특별한 생각을 전하면서 ‘건설적 대화와 민족적 화해를 통해 국제 사회의 도움을 받아 이러한 문제에 항상 새롭고 설득력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요청했다.

리비아는 2011년 카다피 정권이 전복된 후 혼란에 빠졌고, 내전은 2020년 휴전으로 남아 있다.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6월로 연기된 대통령 선거는 진행되지도 않았으며, 7월 초 시위대가 동부 도시 투브루크에 있는 하원 건물을 불태운 후 전국적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스리랑카와 리비아 외에도 교종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당사국들에 대해 거듭 이 무의미한 전쟁을 끝낼 방법을 보여 달라고 간청했다. 교종은 매일 계속되는 잔혹한 공격으로 서민들이 대가를 치르고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에 친밀감을 표현하면서 모든 가족, 특히 희생자, 부상자, 병자 그리고 '노인과 어린이'들을 위한 기도를 당부했다.

끝으로 프란치스코 교종은 “교회가 매년 7월 둘째 주일에 지키는 '바다 주일'인 오늘 모든 선원과 가족들에게 사목적 돌봄과 지원을 제공하는 ‘스텔라 마리스’의 사제와 자원봉사자들과 선원들을 존경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억합시다”라고 강조했다. 교종은 이날 특히 ‘전쟁 지역에서 좌초된 선원들’이 하루속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그들을 맡기는 특별 기도를 드렸다.

 

교종, 아베 신조 '무의미한' 암살에 애도

프란치스코 교종은 7월8일 일본 나라(奈良)시에서 일어난 아베 신조 전 총리 피살사건에 접하고 국무장관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명의로 주 일본 바티칸 대사 레오 보카르디 대주교에 보낸 전문에서 “아베 전 총리의 가족과 친지, 일본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면서 이런 무의미한 행위를 계기로 일본 사회가 평화와 비폭력에 대한 역사적 헌신으로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티칸 국제관계 장관 폴 리차드 갤러거 대주교도 당일 이탈리아 TV 인터뷰에서 “나는 2019년 교종님과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베 총리를 만났으며, 그는 매우 논란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국제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이었다. 그러나 자기 국민의 공동선에 대한 큰 감각을 가진 원칙의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바티칸 금융개혁이 더 이상의 스캔들을 막을 것입니다”

교종,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바티칸 금융개혁 문제 언급

<로이터 통신>은 지난 7월3일 프란치스코 교종과 필립 폴렐라 기자와의 인터뷰 보도 제4부에서 교종이 언급한 바티칸 금융개혁과 재정 문제를 추가로 보도했다. 교종은 폴렐라 기자가 제기한 바티칸 재정과 금융 문제에 대해 지금 진행 중인 바티칸의 금융과 재정개혁이 최근 몇 년 동안 헤드라인을 장식한 스캔들과 같은 미래의 스캔들을 방지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종은 폴렐라 기자가 현재 바티칸 법원에서 진행 중인 런던 시내 슬론 애비뉴 빌딩 매매 스캔들 재판을 언급하면서 "이제 이러한 스캔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충분한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믿습니까?"라는 질문에 지금까지 취한 모든 조치를 설명하고 "그렇게 믿습니다"라고 답했다.

교종은 특히 누구를 함정에 빠트릴 수 있는 ‘은인이나 친구’의 손에 넘어가지 않을 전문가들로 경제사무국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교종은 “모든 재정을 손에 쥐고 있는 것은 행정부의 진정한 보안입니다. 왜냐하면 바티칸 행정부는 이전에 매우 문란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교종은 자격이 없는 상태로 재정을 관리하면서 선의로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바티칸 국무사무국 과장의 예를 들면서 자금관리가 깔끔하지 못했으며 이는 금융스캔들에 대한 ‘구조적 무책임’의 잘못이 크다고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프란치스코 교종은 “새로운 ‘경제사무국’ 아이디어는 조지 펠 추기경에게서 나온 것입니다. 그는 정말 천재였습니다”라고 치하했다. (역자 주 : 조지 펠 추기경은 올해 81살의 호주 시드니 대교구장으로 프란치스코 교종은 그를 바티칸의 금융과 행정을 감독할 경제사무국을 신설하면서 책임자로 임명했다.)

 

교종, “학대에 대한 무관용은 협상할 수 없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프란치스코 교종과 필립 풀렐라 기자와의 인터뷰 다섯 번째 기사에서 교종은 교회 내 일부 성직자들에 의한 소아성애 범죄에 대해 반성하고 이러한 재앙과 싸우려는 교회의 약속은 타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종은 교회 내 성학대 범죄와 투쟁은 서서히 시작되었지만 오늘날에는 돌이킬 수 없는 길이라고 말했다. 교종은 “교회는 보스턴대교구 성범죄 사건 후 무관용 원칙을 시작해 서서히 앞으로 나갔습니다. 지금 이 같은 방향은 되돌릴 수도, 절대 협상할 수도 없습니다. 무관용 원칙은 어떤 경우 지역 차원의 저항에 직면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매번 이것이 '유일한 길'이라는 인식이 더 높아집니다. 현재 바티칸 신앙교리 부서는 학대에 관한 재판에 전념하는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만족스럽게 잘하고 있습니다.

교회 내 성학대와 함께 가정에서 일어나는 성학대도 끔찍합니다. 최근 통계를 보면 약 46퍼센트가 가정에서 일어난다고 합니다. 성학대는 어디서든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단 한 건이라도 부끄럽고 싸워야 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모든 사건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특히 모든 사람의 성장을 돕고 그들을 구해야 하는 사제가 학대한다면 그들을 죽이는 매우 끔찍한 일입니다”고 한탄했다. 프란치스코 교종은 사제 성학대를 다루는 바티칸위원장 보스턴 대교구장 션 오말리 추기경과 영국출신 위원회 서기 앤드류 스몰 신부의 용기와 인정받을 가치를 높이 평가하면서 위원회 활동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재확인했다.

 

“제일 그리운 것은 거리를 마음대로 걷는 것입니다”

교종과 전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 공보실장 인터넷방송 대담

프란치스코 교종이 최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 시절 교구 공보실을 10년간 맡았던 기예르모 마르코 신부와 만나 대화한 일부 내용이 7월3일 마르코 신부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인터넷 방송을 통해 보도되었다. 두 사람의 대담은 지난 6월9일 바티칸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것이다. 대담은 주로 프란치스코 교종의 개인적 삶에 초점을 맞추어 그의 영적인 삶, 고향 아르헨티나를 떠난 시간 등 단순한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했다.

교종은 대담에서 “내 마음은 ‘창고’이며, 내가 지키는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항상 창고의 선반을 확장해야 합니다. 여기서 나는 좋은 의미에서 약간의 '수집가'입니다. 이를 잃고 싶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나에게 주는 좋은 것은 무엇이든 본보기와 말과 한두 가지 행실로 사람들에게 되돌려 그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질문) 아직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 기도하십니까?

(교종) 네, 맞습니다. 아침에 기도하지 않으면 더 이상 깊은 기도를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주교의 기도는 양 떼를 돌보는 것이며, 저도 주교이기 때문에 같은 스타일을 따릅니다.

(질문) 교종께서 생활하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장 그리운 것은 무엇입니까?.

(교종) 거리를 마음대로 활보하는 것입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나는 걷거나 버스를 타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로마에서는 두 번이나 밖에서 붙들렸습니다. 한 번은 겨울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저녁 7시, 어두운 시간 안경점에 갔을 때 발코니에서 어느 여성이 '교종님'이라고 외쳤고 그게 끝이었습니다. 또 한 번은 구조조정으로 텅 빈 친구의 레코드 가게에 위로와 기도를 해 주려고 갔을 때 바로 옆 택시 승강장에 대기 중인 기자가 있었습니다.

(질문) 교종이라는 막중한 책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교종) 교종은 교회의 수장으로서 사명을 하기 전 자신의 영적 상태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해야 합니다. 성령께서는 많은 열매를 주시지만 나를 마비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해 주지 않습니다. 항상 주님을 크게 고통스럽게 하고 움직이게 해야 할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질문) 교종님의 위기관리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교종) 제가 여기서 배운 것 중 하나는 우리가 위기를 관리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과 위기가 우리를 성장시킨다는 것입니다. 위기를 관리하고 위기와 함께 성장한 좋은 예로 유럽연합(EU) 설립자들을 들 수 있습니다. 그들은 위기를 갈등이나 흑백논리로 바꾸지 않았습니다. 위기를 갈등으로 바꾸면 패배하는 것입니다. 단결은 갈등보다 언제나 위대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장기풍(스테파노)
전 <평화신문> 미주지사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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